세계 최대 소셜미디어(SNS) 페이스북 직원들이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에게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저커버그 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흑인 시위 관련한 과격한 게시물에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페이스북 임직원들 10여명이 트위터를 통해 저커버그 CEO의 결정을 비판했고 재택근무 중인 일부 직원들은 항의 표시로 ‘가상 파업(Virtual Walkout)’ 모드에도 돌입했다.

페이스북 대변인에 따르면 가상파업에 돌입한 일부 직원들은 저커버그 결정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내기 위해 원격으로 근무하는 공간에서 ‘일을 하지 않는다’고 환경 설정을 하고 인트라넷 시스템에 로그인하지 않는 등 하루 결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CEO의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인종차별에 대해 중립적인 입장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원들도 사내 반대 움직임에 가세하며 반발하고 나섰다. 라이언 프리타스 뉴스피드 제품디자인 이사는 “마크가 틀렸다. 그의 생각을 바꾸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앤드류 크로운 포털 디자인팀장도 “플랫폼에 허위 정보를 퍼뜨리거나 폭력을 선동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과잉 조치로 사망했다”며 인종 차별에 대해 항의하는 시위대를 ‘폭력배’로 지칭하고 발포 위협까지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물은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는 기폭제가 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며칠 전 트위터에도 유사한 글을 올렸으나 트위터 측은 페이스북과 달리 강경하게 대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가혹행위로 사망한 사건에 대한 항의시위가 전국으로 확산하면서 폭력 양상을 보이자 “약탈이 시작되면 총격도 시작될 것”이라는 트윗을 올렸다. 트위터는 이에 대해 처음으로 흐릿하게 처리했으며 “폭력을 찬양하고 있다”는 경고 딱지도 붙였다.

트위터는 또 지난주 우편투표 조작 가능성을 제기한 트럼프 트윗에 ‘팩트체크’라는 경고 딱지를 붙이기도 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소셜미디어 회사가 이용자의 게시물을 임의로 고치거나 삭제하면 법적 면책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등 ‘보복’에 나섰다.

반면 저커버그 CEO는 이같은 논란에서 한 발 물러섰다.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페이스북과 다른 인터넷 플랫폼들이 진실의 결정권자가 돼야만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저커버그의 미온적 대응 때문에 페이스북 직원들이 행동에 나서게 됐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