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중도 하차했다. 이로써 오는 11월 3일 미 대선 본선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8일(현지시간) 미 언론에 따르면 샌더스 상원의원은 이날 영상 메시지를 통해 "대의원 확보 수가 바이든 전 부통령에 비해 300명 뒤지는 상황에서 승리로 가는 길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선거운동 중단 방침을 공식 발표했다.

이어 "이러한 절체절명의 시기에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일과 신뢰할 리더십을 제공할 의향도, 능력도 없는 대통령에 의해 악화한 위기를 보면서, 나는 도의적으로 이길 수 없는 선거운동을 계속해 나갈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는 함께 통합해 현대 미국 역사에서 가장 위험한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를 물리치기 위해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저지에 힘을 보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샌더스 상원의원은 선거운동 중단과 별도로 남은 경선기간 투표용지에 이름을 계속 올려 대의원 확보 작업을 해나갈 것이라는 점을 밝혔다. 이는 민주당 공약에 영향력을 미치면서 메시지를 계속 발신하기 위한 지렛대로 삼으려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의 경선 구도가 조기에 판가름 난 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정상적인 경선 자체가 불가능해진 상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역적으로는 '스윙 스테이트'(경합주) 성적이 승부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상황의 향후 전개가 본선 결과를 좌우하는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기에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바이든 전 부통령은 내부적으로 샌더스 상원의원 지지층을 끌어안으면서 코로나19 국면에서 대안 세력으로서 존재감을 분명히 해야 할 과제를 안게 됐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샌더스 상원의원을 '보다 공평하고 공정한 미국을 위한 영향력 있는 목소리'라고 부르며 지지자들을 향해 "우리와 함께하길 희망한다. 우리에겐 당신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을 통해 샌더스 의원의 중도하차와 관련해 민주당이 원하는대로 됐다며 샌더스 지지자들에게 공화당으로 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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