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25일 동해상으로 발사된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위력시위사격’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직접 조직지도했다고 같은 달 26일 보도했다. 왼쪽 사진은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TEL)에서 하늘로 치솟는 북한의 신형 탄도미사일. 오른쪽 사진은 김정은이 망원경으로 미사일 발사 장면을 지켜보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25일 동해상으로 발사된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위력시위사격’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직접 조직지도했다고 같은 달 26일 보도했다. 왼쪽 사진은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TEL)에서 하늘로 치솟는 북한의 신형 탄도미사일. 오른쪽 사진은 김정은이 망원경으로 미사일 발사 장면을 지켜보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10일 새벽 또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동해상으로 쐈다. 지난 6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쏜 이후 나흘 만이다. 이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정부, 그리고 문재인 정부는 각각 다른 입장을 피력하며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오늘 발사 이후 신속히 북한의 발사체를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규정했다. 이날 오전 일본 교도통신은 정부 관계자를 인용, 이날 새벽 이뤄진 북한의 비상체 발사 소식을 긴급뉴스로 알리며 미상 발사체 2발을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발빠르게 규정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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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는 오늘 북한 탄도미사일이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으로 날아온 것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현시점에 일본 안보에 즉각 영향을 줄 수 있는 사태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일본 영토에 미칠 직접 영향을 계속 예의주시하는 셈이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늘 북한 추가 도발에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친서로 미사일 시험 발사에 대해 설명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제 받은) 3쪽짜리 친서가 매우 아름답고 개인적인 내용이었다"고 거듭 강조하며 "그(김정은 위원장)는 (미사일) 시험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김 위원장)은 시험이, 워게임(war games)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했다)"고 답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사진=연합뉴스)
미국이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 이유에 대해 친서로 교감을 나누고 있음을 확인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은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한미연합훈련 반발 성격이지, 미국 압박 카드가 아니라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날 “김 위원장과 또 다른 만남을 갖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한 것처럼 3차 북미 정상회담 재개에 더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일본 정부에 이어 우리 합동참모본부도 10일 발사체를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했다. 합참은 이날 오전 9시 50분 경 추가 발표를 통해 "북한이 오전 5시34분경, 오전 5시 50분경 함경남도 함흥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며 "단거리 미사일의 고도는 약 48km, 비행거리는 400여 km, 최대속도는 마하 6.1이상으로 탐지됐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는 최근 일련의 북한 미사일 도발 재개가 하반기 한미 연합연습을 겨냥한 무력시위 성격으로 보고 있다. 청와대는 10일 오전 고민정 대변인의 서면 브리핑을 통해 "내일(11일)부터 실시할 예정인 한미연합지휘소훈련에 대응한 무력시위로 판단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정경두 국방부 장관, 서훈 국가정보원장은 이날 오전 7시 국가지도통신망을 통해 관계장관 화상회의를 연 뒤 이같이 판단했다고 고 대변인은 전했다.

함참은 이번 한미 연합연습의 명칭을 '후반기 한미연합지휘소훈련'으로 정했다. 당초 명칭은 '19-2 동맹'이 유력했지만 북한이 최근 한미연합연습에 반발, 발사체 도발을 재개하자 명칭에서 '동맹' 표현을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비핵화 실무협상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해 결정 것으로 알려진다.

앞서 6일 새벽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에 대해 우리 함참은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규정한 바 있다. 합참은 "한미는 연합지휘소훈련을 11일부터 20일까지 진행한다"며 "이번 훈련은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에 대비해 기본운용능력(IOC)을 검증하고 확고한 군사대비태세 제고에 중점을 두고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합참은 당시 "(6일) 새벽 5시24분, 36분쯤 북한이 과일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두 발을 발사했다. 고도는 약 37㎞, 비행거리 약 450㎞, 최대 비행속도 마하 6.9 이상"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북한은 6일 발사체에 대해 신형 전술유도탄이라고 규정했다. 발사 다음날인 7일 조선중앙통신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신형 전술유도탄 위력을 시험 발사했다"고 확인했기 때문이다.

조선중앙통신은 당시 "김정은 동지께서 6일 새벽 신형 전술유도탄 위력시위 발사를 참관했다"며 "서부 작전비행장에서 발사된 전술유도탄 두 발은 (북한) 수도권 상공과 중부내륙지대 상공을 비행한 뒤 조선 동해상의 설정된 목표 섬을 정밀 타격했다”고 밝혔다.

김민성 한경닷컴 기자 m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