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세제 개편 영향으로 뉴욕 맨해튼 주택가격이 상승세를 멈추고 조정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치솟는 등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거래가 위축되고 있다.

트럼프 때문에… 맨해튼 집값 하락
미국 부동산 중개업체 더글러스엘리먼이 3일(현지시간) 발표한 올해 1분기 맨해튼 주택 매매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이 기간 주택 판매 건수는 2180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2892건)보다 24.6% 줄었다.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으로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었던 2009년 2분기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집값 하락세도 뚜렷하다. 올 1분기 맨해튼 주택의 평균 매매가격은 193만3198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1% 하락했다. 제곱피트 평균 매매가도 18.5% 떨어진 1697달러를 기록했다. 중위가격 역시 2% 내린 107만7500달러로 집계됐다. 특히 고급 주택 시장의 타격이 컸다. 고급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은 794만4440달러로 15.1% 떨어졌다. 거래량(220건)도 24.1% 줄었다. 신축 주택 시장 거래량(259건)은 54% 줄며 반토막 났다.

집값이 떨어지면서 맨해튼의 주택 매물은 늘어났다. 1분기 주택 재고량은 6125가구로 1년 전(5867가구)보다 4.4% 늘었다. 특히 고급 주택 재고 물량은 1494가구로 52.2% 급증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세제 개편이 주택 거래량이 줄어든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법인세는 크게 감면했지만 재산세와 판매세, 주(州)·지역세 공제액과 모기지 이자 공제혜택을 줄였다. 주택 보유자에게는 불리한 조치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