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모델이 등장하는 술 광고가 중국의 TV를 통해 전파를 타면서 동심을 이용해 돈벌이에 나선 어른들의 빗나간 상혼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27일 요심만보(遼瀋晩報)에 따르면 중국인들이 즐겨 마시는 술인 바이지우(白酒)를 생산하는 랴오닝(遼寧)성의 판진(盤錦)바이지우는 최근 어린이 모델을 등장시켜 술을 선전하는 광고를 TV릍 통해 내보내고 있다.

광고에서 어린이 모델은 수업시간에 교사의 질문에 답변하면서 "아빠가 그러는데 판진바이지우는 건강식품이래요. 마셔도 머리가 아프지 않데요"라고 말한다.

어린이의 입을 빌려 술을 건강식품으로 둔갑시킨 것이다.

시청자들은 인터넷을 통해 "술 광고에 어린이 모델을 등장시킨 것도 문제지만 술을 마치 건강에 좋은 '영양식'인 것인양 포장해 소비자들을 호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미성년자의 주류 광고 출연 금지 규정을 교묘하게 빠져나가면서 어린 모델 기용으로 광고비까지 아꼈다"고 이 주류업체의 기막힌 상술에 혀를 내둘렀다.

비판 여론이 들끓는데도 주류회사 측은 "어린이 모델이 광고에서 술을 마신 것도, 술이 좋다고 직접적으로 말한 것도 아닌데 뭐가 문제냐"며 "광고를 비난하는 상당수는 의도적으로 논쟁을 키워 우리를 음해하거나 타격을 주려는 의도"라고 '음모론'을 제기하며 맞섰다.

이런 광고가 전파를 탈 수 있도록 한 행정기관에까지 불똥이 튀면서 논란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광고를 승인했던 판산(盤山)현 공상국은 서둘러 방송을 중단시키고 이 주류회사에 벌금을 부과하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누리꾼들은 "누가봐도 문제투성이인 광고가 나갈 수 있었던 데는 공무원과 주류 업체간 부정한 거래가 있었을 것"이라며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pj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