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안당국은 8일 레비야 카디르(62) 세계위구르대표대회 의장이 이번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시위사태를 배후 조종하고 있다고 거듭 주장했다.

중국 신문들은 이날 신장위구르자치구 공안당국을 인용해 카디르가 이끄는 분리독립운동 단체 세계위구르대표대회가 이번 시위를 배후 조종했다는 확고한 증거를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공안 당국자들은 해외 동투르키스탄 단체들과 국내 공범자들이 주고받은 전화통화 내역을 입수했다면서 카디르 의장이 전화통화에서 "우루무치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카디르 의장이 또 우루무치에 사는 남동생에게 전화를 걸어 많은 일이 생겼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면서 "이는 6월26일 광둥성 장난감공장에서 일어난 사건을 말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 데일리는 반테러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세계위구르대표대회가 공안당국이 추적하고 있는 테러단체 세계위구르청년대표대회와 연루돼 있다고 전했다.

반테러 전문가들은 세계위구르대표대회가 지난 20여년간 분리주의자들의 공격을 받고 있는 신장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은 세계위구르청년대표대회와 연루돼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카디르 의장은 대규모 유혈사태 발생 다음날인 지난 6일 미국 워싱턴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신은 이번 시위를 주도하지 않았으며, 단지 가족들의 안위가 걱정돼 연락을 취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카디르 의장은 인터넷을 통해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유혈 시위사태가 발생한 사실을 안 뒤 우루무치에 있는 형제에게 연락해 시위에 참여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는 것이다.

카디르는 위구르족 분리독립운동에 관여한 혐의로 수년간 중국에서 수감 생활을 한 뒤 지난 2005년 미국으로 망명했으며 현재 세계위구르대표대회를 이끌고 있는 중국의 대표적 반체제 인사 중 하나다.

(베이징연합뉴스) 권영석 특파원 ys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