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음악 거장 루드비히 판 베토벤은 납중독으로 인해 사망했다고 미국 과학자들이 7일 주장했다. 미 에너지부 산하 아르곤 국립연구소 연구진들은 베토벤의 두개골 파편을 강력한 X선 촬영장비로 분석한 결과, 납 농도가 높게 검출됐으며 이는 그의 머리카락에서 납 성분이 검출됐던 이전의 연구결과와도 일치한다고 밝혔다. 베토벤 연구 프로젝트의 책임자이자 빌 월쉬는 "베토벤 두개골에서 고농도의 납이 검출된 것은 그가 납 중독으로 고생했음을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라며 "그가 납 중독의 희생자라는 판단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20세부터 앓아온 복통이 악화돼 수많은 병원치료를 받았던 베토벤은 갑자기 청력을 잃게 되는 등 원인을 알 수 없는 지병으로 수년간 고생하다 1827년 56세의 나이로 숨졌다. 월쉬는 "베토벤은 심한 소화장애나 주기적인 복통, 신경과민, 우울증을 앓았다"며 " 이런 증세와 베토벤의 사망 직후 실시된 부검 결과도 납 중독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월쉬는 또 베토벤이 청력을 잃은 것도 납 중독이 원인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르곤 연구소의 입자가속기를 사용한 분석 결과 지금까지 베토벤 청력 장애의 원인으로 알려졌던 카드뮴이나 수은은 검출되지 않은 반면 납은 긴 기간 베토벤의 몸속에 남아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러한 납중독의 원인은 확실히 드러나지는 않지만 평소 와인을 자주 즐겼던 것으로 알려진 베토벤이 금속 와인잔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중독됐을 수 있으며 18.19세기 의료 시술에서 일부 납이나 수은 등 중금속을 사용됐던 것도 원인일 수 있다고 연구진들은 말했다. 이번 연구에 이용된 베토벤의 두개골 파편은 캘리포니아 지역의 실업자인 폴 카우프만이 1863년 베토벤 시신발굴 당시 베토벤의 두개골 파면들을 얻은 그의 종조부로부터 이 유물들을 전해받아 소장하고 있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