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이 지난 1990년 초 핵무기 개발을 거의 완료했었다고 당시 핵개발 계획에 참여했던 브라질 과학자가 28일 밝혔다. 조제 루이스 산타나 전 브라질 핵에너지위원회(CNEN) 위원장은 이날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 "페르난도 콜로르 데 멜로 전 대통령의 취임 초기인 1990년 브라질은 이미 핵무기 개발 완료단계에 있었으며, 같은 해 핵실험을 계획했으나 실행에 옮겨지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산타나 전 위원장의 발언은 이달 초 상원의원인 조제 사르네이 전 대통령이 "군사정부 시절 핵무기 개발 계획이 추진됐었다"는 주장을 확인해주는 것이다. 산타나 전 위원장은 "CNEN의 핵무기 개발 계획은 당시 국가안보위원회가 작성한 비밀보고서에서도 확인된 내용"이라면서 "1990년 9월 7일 북부 파라 주의 세라 도 카심보에서 핵실험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전격 취소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브라질 정부가 개발하려던 핵무기는 제 2차 세계대전 때 일본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것과 비슷한 정도의 위력을 갖고 있었다"면서 "그러나 콜로르 전 대통령이 핵실험 직전 핵무기 개발 계획을 중단하도록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브라질에서 핵무기는 개발되지 않았지만 핵무기 제조기술은 갖고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면서 "군부와 CNEN은 아르헨티나와의 외교관계에 미칠 영향을 우려한 정치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콜로르 정부가 출범할 때까지 독자적으로 핵무기 개발 계획을 추진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지난 1988년 개정 발표된 헌법에서 핵에너지 개발을 평화적인 목적으로만 추진하도록 규정한 것을 정면으로 위배한 것으로, 브라질 군부는 산타나 전 위원장의 발언이 알려지자 "근거없는 주장이며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