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쟁이 20일 시작된 가운데 쿠웨이트에 체류하는 북한 건설노동자 3천여명은 대피하거나 철수하지 않은 채 대부분기존의 공사장 숙소 등에 그대로 머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쿠웨이트에는 주택, 도로 건설공사 작업장 등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가 3천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이들은 대부분 공사장 인근의 간이 숙소 등에서 생활하고 있다. 북한 노동자들은 대부분 쿠웨이트 건설회사들과의 고용계약에 따라 현지에서 일하고 있으나 쿠웨이트 회사들은 전쟁에 대비한 외국 근로자 철수나 대피계획을 거의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3천여명에 달하는 북한 노동자들은 아직까지 철수하거나 대피하지 않은 채 19일까지 건설공사를 계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노동자들이 가장 많이 일하고 있는 쿠웨이트 남부 하비야 주택건설단지 인근에서는 19일 오후 트럭을 타고 이동하는 북한 노동자들의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이날 오후 쿠웨이트 공항에서도 북한 대사관 직원 등의 모습이 목격됐으나 이들은 전쟁위기에 따른 북한 노동자 철수보다는 정상적인 근로 인력 출입국 지원을 위해 공항에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한 소식통은 말했다. 쿠웨이트에는 중국 건설노동자 2천여명도 체류하고 있으나 이들 역시 철수나 대피계획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중국 노동자들을 고용한 쿠웨이트 현지 회사들이 대피나 철수계획을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철수는 커녕 방독면 지원도 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쿠웨이트시티=연합뉴스) 이기창특파원 lk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