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로 대통령직에서 물러난지 이틀만에 다시 권좌에 복귀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14일 자신의 권력회복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 제42공수여단의 기지를 방문, 장병들에게 연설하는 것으로 쿠데타 이후 첫 공식 외부행사를 가졌다. 차베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수도 카라카스 서쪽으로 80㎞ 떨어진 마라카이 기지를 방문, 장병들에게 군대와 국민의 단결을 강조하면서 "군과 국민이 단합하지 않으면 아직도 거리에서 싸움이 계속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42공수여단은 차베스 대통령이 군 재직때 몸담았던 부대로, 이번 차베스 대통령 축출 쿠데타에 맞서 군부대 가운데는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었다. 차베스 대통령은 군의 일부 세력이 쿠데타에 가담한 사실을 감안, 자신을 반대하는 일부 엘리트 세력에 맞서 군과 시민의 단결할 것을 강조하는 한편 "앞으로 반대파에 대한 탄압은 물론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베네수엘라는 국가에 충성하는 건전한 비판세력으로서 야당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특히 자신이 유럽과 남미, 아프리카 각국 지도자들과 대화를 나눴으며 이들이 자신에 대한 지지의사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이번 베네수엘라 정국불안의 원인이 된 국영석유회사(PDVSA)의 파업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차베스 대통령은 자신이 임명했던 PDVSA 이사진의 사퇴를 발표했다. 차베스 대통령이 일방적인 이사진 임명을 통해 PDVSA를 장악하려는데 반발, 파업에 돌입했던 PDVSA 근로자들은 15일 회합을 갖고 업무 복귀 여부를 논의하기로 해PDVSA의 정상화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한편 차베스 대통령의 축출과 권좌 복귀 과정에서 발생한 군중시위 도중에 군경의 발포로 약 40명이 목숨을 잃은 것과 관련, 당초 쿠데타에 가담한 군부 지도자들은 차베스 대통령의 발포 명령으로 희생자가 발생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차베스대통령은 쿠데타 세력과 연계된 사복경찰이 시위대에 발포,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주장했으며 당국은 이에 대한 진상조사를 다짐했다. 인권단체와 종교계에서는 13일 발생한 시위과정에서 23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이들 대부분은 치안병력에 의해 희생됐다고 밝혔다. 목격자들은 카라카스의 몇몇 빈민가에서는 차베스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대를 향해 경찰이 발포,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카라카스 AFP.AP=연합뉴스) s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