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 열리는 오거스타 내셔널 회장, 보이콧에 반대
미국 조지아주 투표권 제한법에 미국 골프계는 '시큰둥'
미국프로야구(MLB) 사무국이 미국 조지아주 투표권 제한 조처에 반발해 올해 올스타전 개최지를 변경했으나 미국 골프계 반응은 시큰둥하다.

MLB 사무국은 원래 올해 올스타전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기로 했으나 조지아주의 투표권 제한 조처로 인해 개최지를 콜로라도주 덴버로 변경했다.

이는 조지아주가 3월 말 공화당 주도로 주 의회에서 우편으로 부재자투표 시 신분 증명 강화, 부재자 투표 신청 기한 단축 등을 담은 법안을 가결하고 주지사 서명을 마친 데 대한 반발의 의미다.

신분 확인 강화를 골자로 하는 이 법안은 유색 인종 유권자의 투표를 어렵게 만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유색 인종들의 지지세가 큰 미국 민주당에서는 이를 '투표권 제한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공화당 세가 강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 골프계에서는 이런 MLB 사무국의 올스타전 보이콧 움직임에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마침 '명인 열전'으로 불리는 제85회 마스터스 토너먼트가 개막하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 역시 조지아주에 있는 골프장이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의 프레드 리들리 회장은 8일 인터뷰에서 "보이콧 등 여러 징벌적 대응 방안에 대한 요구가 나오고 있지만 이런 행동들은 우리 사회의 가장 취약한 부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보이콧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AP통신은 이런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의 입장에 대해 "대회장 밖에서는 주의 투표권 관련 법에 대한 논란이 뜨겁지만 오거스타 내셔널은 코스 내에 핀 철쭉이나 치즈 샌드위치, 어려운 그린에 전념하기로 했다"고 촌평했다.

다만 리들리 회장은 "모두 알다시피 투표권은 우리 민주 사회의 기본이 되는 권리"라며 "누구도 투표권 행사에서 차별받아서는 안 되고 이는 선거 과정에서 대단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애매한 입장 표명에 명확한 찬반 입장을 밝혀달라는 질문이 나오자 그는 "내가 어떤 입장을 선포하는 것이 궁극적인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답변을 피했다.

미국 조지아주 투표권 제한법에 미국 골프계는 '시큰둥'
8일 개막하는 올해 마스터스 시타는 1975년 마스터스 대회 사상 최초의 흑인 선수로 출전한 리 엘더가 잭 니클라우스, 게리 플레이어와 함께 할 예정이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는 올해 9월 2020-2021시즌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도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개최한다.

PGA 투어는 지난주 "대회 개최지를 변경할 계획이 없다"고 역시 MLB 올스타전의 보이콧 움직임과는 선을 그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역시 6월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을 미국 조지아주에서 열 계획이다.

이 대회를 LPGA 투어와 함께 개최하는 미국프로골프협회(The PGA of America) 역시 "LPGA, KPMG와 함께 조지아주의 투표 절차 관련 입법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며 "투표권은 공평하게 행사돼야 하고 더 많은 투표 참여가 독려 되어야 한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흑인 아버지와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올해 마스터스 출전 선수 중 유일한 흑인 선수 캐머런 챔프(미국)는 "이번 조치는 흑인 사회에서 투표하기 더 어렵게 만들었다"며 "실망스러운 조처"라고 말했다.

미국 조지아주 투표권 제한법에 미국 골프계는 '시큰둥'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