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여의도 트윈타워.(사진=조아라 기자)
LG전자 여의도 트윈타워.(사진=조아라 기자)
LG전자가 '어닝쇼크(실적충격)'에 해당하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오히려 상승했다. 증권가에서는 지금이 매수 기회라고 보고 있다. 현재 주가는 모든 우려를 이미 선반영한 것이기에 앞으로의 실적 개선 여부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LG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800원(0.89%) 오른 9만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LG전자 주가는 1년 전과 비교하면 32.8% 하락한 상태지만, 올해 들어서만 5% 가까이 올랐다.

LG전자는 연결기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6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1.2%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6일 공시했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 여파로 TV·가전 등 주력 사업이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LG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000억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18년 4분기(757억원) 이후 4년 만이다.

다만 지난해 4분기 매출은 21조8597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5.2% 증가해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LG전자는 지난해 전체로는 매출 83조4695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연간 매출 80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3조5472억원으로 전년 대비 12.6% 감소했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명확한 주도주가 없어 종목 선택에 어려움을 느끼는 투자자들이 많은데 투자자를 더욱 어렵게 하는 것은 실적과 반대로 가는 주가 흐름"이라며 "주가는 지금 실적이 아닌 향후 실적 전망에 선행해 움직인다"고 말했다.
LG전자 분기별 실적.(그래프=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LG전자 분기별 실적.(그래프=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과거 LG전자의 주가는 최저점 수준에서 실적 개선 가시성이 확보되면 주가 상승 추세가 6개월~1년간 지속되는 모습을 보여왔다.

현재 주가는 감익 가능성을 포함한 모든 우려를 선반영했기 때문에 이제는 실적 개선 여부에 주목할 시점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LG전자의 연결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84조4000억원, 3조6000억원으로 전망했다. 물류비와 원재료비의 하향 안정화로 인한 비용절감과 전장(VS) 사업부의 본격적인 실적 기여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또한 내년 IT세트 수요는 작년의 기저효과를 고려했을 때 하반기 소폭의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요만 반등하면 적자를 기록하던 스마트폰(MC) 사업부와 수익성이 악화되던 태양광 패널 사업을 철수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할 전망이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멀티플 리레이팅을 주도하는 VS 사업부의 실적 기여 폭이 커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 주가는 매수 관점 접근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