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그룹의 시스템통합(SI) 업체 GS ITM 인수협상이 최종 결렬됐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해소하고 양사의 시너지 증대를 위해서 추진된 GS ITM 매각이 최종 실패하면서 GS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작업도 제자리로 돌아왔다는 평가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최대 온라인 플랫폼 기업인 카카오그룹은 계열사인 카카오엔터프라이즈를 통해 GS그룹 오너일가가 20% 지분을 보유한 SI업체 GS ITM의 경영권을 인수하기로 합의한 뒤 지난 9월 실사작업을 거쳐서 막바지 협상을 진행해왔다. 매각대상은 사모펀드(PEF) 운용사 IMM인베와 JKL파트너스가 공동보유한 이 회사 지분 80%로,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주식과 GS ITM주식을 맞교환하는 방식이었다. GS ITM의 기업가치가 1300억~1400억원 정도로 평가된 점을 감안할 때 이번 거래규모는 약 11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막판 투자조건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 GS ITM은 허서홍 GS그룹 부사장·허윤홍 GS건설 사장·허준홍 삼양통상 사장 등 GS그룹 오너일가가 소유한 SI 업체로 매출의 70% 이상을 GS그룹 내에서 일으키면서 오너일가의 현금창구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공정위의 사익편취 및 일감몰아주기 규제가 강화되자 2018년 오너일가는 지분 20%를 남기고, 나머지 지분 80%(1096억원)를 IMM컨소시엄에 넘겼다. 당시 GS오너일는 상장시 10%의 지분을 되사올 수 있는 콜옵션 계약을 맺어 상장 이후 지분율을 3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공정위 규제 압박 거세지면서 당초 계획을 수정했다.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을 통해서 상장사와 비사장사 구분없이 지분율 20% 이상 계열사는 사익편취 규제대상에 포함시키면서다. 사익편취 규제대상에 포함된 계열사는 내부거래 비중이 연매출의 12%를 넘을 수 없는 점도 문제였다. 또 지난해 공정위가 GS ITM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는 등 관련 규제 리스크가 커지면서 매각이 불가피하다고 내부 의견이 모아졌다. 또 GS ITM 최대주주인 IMM컨소시엄 등 투자자들도 투자금 회수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하지만 9부 능선을 넘은 것으로 여겨졌던 이번 거래는 오너일가의 지분 처리 방식 등을 놓고 이견이 커지면서 최종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GS ITM에 대한 인수·합병 작업을 거쳐 이른 시일 내 상장을 추진하고, GS오너일가는 상장후 지분을 처분해 사익편취 규제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지만 원점으로 되돌아온 것이다. 이에 따라 공정위 조사로 촉발된 GS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도 재검토가 불가피해졌다. GS ITM 인수로 커머스와 물류 부문을 강화를 꾀하려던 카카오그룹의 전략도 차질이 생겼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카카오 먹통 사태 등으로 카카오그룹의 문어발 확장에 대한 여론이 악화된 것도 이번 거래 불발의 한 원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지훈 기자
GS그룹이 토종 치과 구강스캐너 기업인 메디트를 3조원대에 인수한다. 지난해 8월 국내 1위 보톡스 업체 휴젤을 인수한 지 1년 만에 또다시 ‘빅딜’에 성공했다.2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메디트 경영권을 보유한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유니슨캐피탈과 매각자문사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이 GS·칼라일 컨소시엄을 25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할 예정이다. 지난주 진행한 본입찰에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이 참여한 가운데 GS·칼라일 컨소시엄이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낸 것으로 전해졌다. 거래 대상은 유니슨캐피탈과 창업자 장민호 씨 등 특수관계인 지분을 포함한 메디트 지분 100%다. 전체 인수금액은 3조원대 초반 수준이다.GS가 자금의 10%를 대고 나머지는 미국 PEF인 칼라일그룹이 조달할 예정이다. GS는 향후 칼라일이 회사를 매각할 경우 우선적으로 살 수 있는 권한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니슨캐피탈과 GS 컨소시엄은 이달 중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예정이다.메디트는 3차원(3D) 치과용 구강 스캐너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휴젤 이어…GS, 1년 새 5兆 헬스케어 M&A칼라일과 컨소시엄 전략 주효…오너 4세 허서홍 부사장 주도GS그룹이 메디트 경영권을 인수한 것은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한 바이오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분석이다. GS는 그동안 정유·에너지 중심 사업구조를 재편하기 위해 신사업 진출을 다각도로 추진했다. 지난해 1조5000억원 규모의 국내 1위 보톡스 업체 휴젤을 인수한 것도 이런 사업 방향의 일환이었다.이번 거래 역시 휴젤 인수 주역이자 그룹 오너가 4세인 허서홍 ㈜GS 부사장이 이끄는 미래사업팀에서 주도했다. 허 부사장은 지난해 휴젤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전무 승진 3년 만에 부사장에 올랐다. 이번 거래까지 1년 만에 최대 약 5조원 규모의 인수합병(M&A)을 성사시킨 셈이다.칼라일은 GS의 ‘우군’으로 나섰다. 칼라일은 세계 3대 사모펀드(PEF)로 꼽힌다. 칼라일은 메디트 인수 시도 두 번째 만에 거래를 성사시켰다. 칼라일은 2019년에도 메디트 인수를 추진했으나 가장 높은 가격을 베팅한 유니슨캐피탈에 고배를 마셨다. 이번에는 만반의 준비를 해왔다. 칼라일은 거래 초반부터 GS와 컨소시엄을 꾸려 적극적으로 거래를 추진해왔다.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GS가 허태수 회장(사진) 체제 이후 M&A에 대해 공격적인 태도로 임하고 있다”며 “이번 거래 역시 시장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도 GS가 적극적으로 인수를 추진하면서 거래가 성사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메디트는 유니슨캐피탈에 인수된 뒤 글로벌 구강스캐너 분야에서 시장 점유율 3위권 회사로 빠르게 성장했다. 글로벌 영업망 조직을 신설하는 등 해외 영업을 적극 확장한 결과다.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절감하고 이익률을 높였다. 매출은 유니슨이 인수한 2019년 722억원에서 지난해 1906억원으로 뛰었다.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같은 기간 367억원에서 1039억원으로 증가했다.김채연/차준호 기자 why29@hankyung.com
1인용 화덕피자 브랜드를 운영하는 푸드테크 스타트업 고피자가 250억원 규모 시리즈C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고 21일 밝혔다. 투지에는 미래에셋증권, GS벤처스, CJ인베스트먼트, 엔코어벤처스, 캡스톤파트너스, DS자산운용, 빅베이슨캐피털 등이 참여했다. 이번 투자로 고피자는 투자 후 기준 15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누적 투자금은 450억원이 됐다.고피자는 KAIST 출신 임재원 대표가 2016년 푸드트럭 한 대로 창업한 회사다.로봇을 활용해 피자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시간과 인력을 줄였다. 피자계의 맥도날드가 되는 게 목표다. 3분 만에 피자를 구워주는 자동 화덕인 '고븐', 반죽을 70%가량 미리 구운 뒤 급속 냉동한 도우인 '파베이크 도우' 등이 회사가 가진 기술이다.회사는 2020년 외식 스타트업으로는 유일하게 중소벤처기업부 주관 아기유니콘 육성 사업에도 선정됐다. 또 인도, 싱가포르, 홍콩 등 해외 5개국에도 진출한 상태다.임재원 고피자 대표는 "투자 혹한기에도 회사의 성장성을 인정받은 만큼 피자계의 국가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허준녕 GS벤처스 대표는 "푸드테크 기술력을 가진 고피자가 국내외에서 GS그룹과 다양한 방식으로 협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