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침체에도 중소형 기업공개(IPO) 공모주를 틈새 투자처로 보는 개인투자자가 늘고 있다. 작년 활황 시기를 거치면서 공모주가 가장 안정적인 주식 투자 방법 중 하나라는 인식이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다만 상장 직후 ‘폭탄 물량’이 우려되는 대형 IPO 종목보다는 수급 부담이 덜한 중소형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증시 급락에도 쏠쏠한 공모주 투자
"따상은 아니지만…거품 빠진 공모주, 수익 짭짤하네"
29일 코스닥시장에 데뷔한 알피바이오 공모주 투자자는 폭락장에서 적지 않은 수익을 거뒀다. 상장 첫날 시초가는 1만9300원으로 공모가(1만3000원)보다 48% 높게 형성됐다. 한때 2만700원까지 올랐다가 5.18% 내린 1만8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주식을 매도한 투자자는 최소 30%대에서 많게는 50% 이상 수익을 냈을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26일 상장한 오픈엣지테크놀로지 역시 상장 이후 공모가(1만원) 대비 최대 50% 이상 상승하기도 했다. 이후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지만 여전히 공모가 대비 수익률은 20%에 달한다. 7~8월 상장한 성일하이텍과 HPSP, 새빗켐 등 주가도 공모가 대비 160~300% 높게 형성됐다.

증시가 연일 최저점으로 내려앉고 있지만, 이처럼 공모주 주가는 차별화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3분기에 상장한 기업의 공모가 대비 주가 수익률은 평균 21.7%에 달한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약 5.8%, 코스닥지수는 7.5% 급락한 것과 대비되는 성적표다. 한 증권사 IPO 담당자는 “증시가 침체된 여파로 그만큼 공모가가 싸게 책정된 면도 있다”며 “올초까지는 높은 기업가치를 고집하는 기업이 많았지만 하반기 들어 시장 상황을 받아들이고 기업가치를 내려 상장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거품이 빠지면서 선별적인 공모주 투자로 안정적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판단하는 개인투자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2020년과 2021년처럼 ‘따상(공모가의 두 배 시초가 후 상한가)’이 쏟아졌던 호황기만큼은 아니더라도 단기간에 짭짤한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알짜 투자처라는 평가가 나온다.
10월 중소형 IPO 줄줄이 청약
공모주가 급락장에서 상대적으로 손실 방어에 더 유리하다는 이점도 부각되고 있다. 시초가는 공모가의 90~200% 사이에서 결정된다. 시초가에 정리한다면 최악의 경우 손실률은 10%로 제한된다. 반면 수익은 100%를 낼 수 있다.

성일하이텍과 오픈엣지테크놀로지처럼 공모주 투자자에게 환매청구권을 부여하는 경우도 있다. 환매청구권은 상장일 이후 일정 기간까지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주관사에 공모가의 90% 가격으로 주식을 되팔 수 있는 권리다. 주관사가 공모가의 90% 가격에서 매입해주기 때문에 주가 낙폭을 어느 정도 방어하는 효과를 낸다. 중소형 공모주 투자의 경우엔 상장 첫날 대형주와 비교해 수급 부담도 작은 편이다.

이례적으로 공모주로 자금이 몰리자 다음달 청약을 받는 중소형 IPO 기업이 줄을 서고 있다. 탑머티리얼 오에스피 에스비비테크 샤페론 핀텔 플라즈맵 등 11개 기업 청약이 예정돼 있다. 스팩까지 포함하면 20곳에 달한다. ‘IPO 성수기’가 예년 11월에서 10월로 앞당겨졌다는 분석이다. 10월 마지막 주에만 9개 기업이 동시에 청약을 진행하는 슈퍼위크가 예정돼 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