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맞춤형 기초지수를 설계해 주는 ‘다이렉트 인덱싱(direct indexing)’이 최근 미국에서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도 조만간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나만의 ETF 만드세요"…다이렉트 인덱싱 뜬다
23일 미국계 컨설팅사 올리버와이먼에 따르면 다이렉트 인덱싱 시장 규모는 2020년 말 3500억달러에서 2025년 1조5000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추산된다. 다이렉트 인덱싱은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해 투자자 개개인의 투자 성향, 생애주기, 절세 전략, 가치관 등을 반영해 투자 포트폴리오를 설계하거나 이 포트폴리오대로 운용하는 것을 말한다. ‘비스포크 인덱싱’이라고도 한다. 상장하진 않지만 나만의 ETF를 만들어 주는 셈이다.

미국 월가에서는 다이렉트 인덱싱을 미래 먹거리로 주목하고 있다. 세계 1위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2020년 다이렉트 인덱싱 솔루션 업체 아페리오를, 세계 2위 자산운용사 뱅가드는 지난해 저스트인베스트를 인수했다. 뱅가드 역사상 처음으로 이뤄진 인수합병(M&A)이었다.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JP모간, 프랭클린 템플턴 등도 속속 다이렉트 인덱싱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ETF 시장의 급성장과 개인 직접 투자 수요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투자자들이 일관성 있고 예측 가능한 패시브 투자와 맞춤형 포트폴리오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를 원하는 것이다. 여기에 AI 등 기술 발전 덕에 소수 자산가들이 누리던 자산관리(WM) 시장 진입장벽도 낮출 수 있게 됐다. 다이렉트 인덱싱 솔루션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두물머리의 이상원 이사는 “향후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AI를 활용한 맞춤형 투자 포트폴리오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거나, 또는 그 포트폴리오대로 실제 운용해 주는 다양한 상품이 나올 수 있다”며 “프라이빗뱅킹(PB) 서비스의 문턱을 낮추는 셈”이라고 했다. 올리버와이먼은 2025년까지 고액 자산가의 ETF 등 패시브 투자의 20~25%를 다이렉트 인덱싱이 대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직 국내에 다이렉트 인덱싱 서비스를 선보인 금융사는 없지만 물밑 작업이 한창이다. 일부 증권사 등에서 랩어카운트(투자일임), WM센터 등을 통해 관련 서비스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