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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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가 -37.63달러로 마감하면서 사상 최초 마이너스(-) 유가가 현실화됐다. 그러나 본격적인 원유감산 효과가 실현되고 경제 재개가 현실화되면 원유시장은 안정을 찾을 것이란 전망이다.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WTI는 배럴당 -37.63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WTI 5월물의 폭락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급감한 석유 수요 불확실성이 공급과잉 공포로 자리잡은 가운데 원유 선물시장의 만기 이슈까지 겹친 탓으로 풀이된다.

심혜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WTI 5월물 가격 급락은 추가적인 석유시장 수급 악재로 발생한 것이라기보다는 월물 교체 이벤트에 따른 변동성 확대로 봄이 타당하다"며 "최근 재고 급증으로 보관 및 운송 비용도 상승한 상황이기 때문에 실물 인수 외의 방법으로 결제가 이뤄지면서 근월물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WTI 폭락에서 주목할 부분은 5월물은 사상 초유로 마이너스를 기록했음에도 6월물이 21달러, 7월물이 27달러로 나타난 가운데 8월물이 29달러, 9월물은 30달러 등 각 월물간 가격 차이(스프레드)는 1달러 미만을 기록해 안정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주요 산유국의 감산으로 증산 우려가 일부 해소됐고 5월 중으로 주요 국가의 경제 재개가 기대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유가 하락 압력은 점진적으로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해 수요 개선 기대가 약한 만큼 저유가 흐름은 상반기 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5월 중으로 주요 국가의 경제 재개가 기대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유가 하락 압력은 점진적으로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급격한 원유재고 증가로 단기간 내에 원유 재고가 저장한계에 도달해 유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현재 해상 저장창고인 유조선과 원유 운송 파이프라인은 거의 다 찼지만 육지 저장탱크와 정부의 전략비축유 보관탱크는 아직 여유롭다. 현재의 원유 초과공급분을 수용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가 장기화돼 원유수요 감소폭이 더 늘어나지 않는 한 원유저장 수용가능량이 한계에 도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