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상장한 중국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올랐다. 선강퉁(선전·홍콩증시 간 교차매매) 시행이 다음달 5일로 확정되면서 국내 증시에서 저평가됐던 중국 기업이 재조명받을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중국 자동차휠 생산업체인 골든센츄리는 28일 가격제한폭(30%)까지 오른 6500원에 장을 마쳤다. 공구 전문업체 웨이포트(24.23%), 코팅 신소재 전문 업체 GRT(16.02%), 완구·애니메이션 업체 헝셩그룹(10.69%) 등 다른 중국 기업 주가도 줄줄이 뜀박질했다. 이날 국내 상장 중국 기업들의 주가는 평균 10.58% 올랐다.

선강퉁이 시행되면 국내에 상장한 중국 기업이 현지에 상장한 기업과 비슷한 수준으로 평가받을 것이란 기대감이 주가를 밀어올렸다. 국내에 상장한 중국 기업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지난해 기준 5.3배로 코스닥 평균인 24.4배와 단순 비교해도 크게 저평가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혜미 바로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내수 성장 정책을 펼치면서 국내 상장한 중국 기업 중에도 수혜를 입을 수 있는 곳이 많다”며 “수익성이 확인되고 있지만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등 중국 관련 악재에 엮여 최근 이유 없이 주가가 떨어졌던 기업들이 선강퉁 시행을 계기로 주목받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선강퉁 시행으로 중국 기업 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중국 기업 주가는 펀더멘털(기초체력)보다는 수급에 따라 움직이는 테마주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실적이 아니라 선강퉁 시행이라는 일시적인 이벤트에 기댄 투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선강퉁 시행으로 단기 수익을 기대하기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