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QE3, 3大 관전 포인트

정책도 이에 대한 시장의 반응도 기대 이상이었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기한과 규모를 정해 놓지 않은 무제한의 3차 양적완화(QE3)를 결정했고, 코스피지수는 3% 가까운 급등세로 화답했다.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6일), 독일 헌법재판소의 유로안정화기구(ESM) 위헌 여부 판결(12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13일) 등의 정책 이벤트가 모두 증시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결론이 났다. QE3의 중장기적 영향은 아직 가늠하기 어렵지만 시장 분위기는 “일단은 랠리를 즐길 때”라는 것이다.

코스피지수는 14일 56.89포인트(2.92%) 급등한 2007.58에 마감했다. 코스피지수 종가가 2000을 넘은 것은 지난 4월18일 2004.53 이후 처음이다.

Fed의 QE3를 포함한 대규모 경기 부양 조치가 초대형 호재로 작용했다. 삼성증권은 Fed의 QE3를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국면 전환 계기)’라고 평가했다. QE3를 계기로 시장의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는 의미다.

이번 조치가 ECB의 무제한 국채 매입 정책(OMT)에 이어서 나왔다는 점에서 시장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더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심재엽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QE3만 놓고 보면 시장 개입 규모가 월 400억달러로 QE1(월 1346억달러)에 못 미치지만 ECB의 OMT와 합치면 QE1과 비슷하다”며 “미국과 유럽 중앙은행이 동시에 유동성 공급에 나선 것에 의미를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우호적인 유동성 환경이 만들어진 만큼 추가 상승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코스피지수 연중 고점인 2050 돌파는 무난하다는 전망이 대세를 이룬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유동성의 힘만으로도 코스피 2100까지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코스피지수는 2100 안팎에서 추가 상승을 위한 1차 고비를 맞을 전망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지수 2100부터는 다시 실물경제에 대한 고민이 시작될 것”이라며 “한두 달 내에 경기지표가 의미있게 개선되지 않으면 조정 국면이 다시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기적으로는 3분기 기업 실적이 나오는 10월 중순 이후가 고비가 될 전망이다. 김 팀장은 “3분기 실적이 나오면 주가가 실적에 비해 적정한 수준인지를 다시 평가하게 될 것”이라며 “주가가 과도하게 올랐다면 되돌림이 나타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유승호/황정수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