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지난 6월 부산에서 열린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에서 한화오션 부스를 방문해 전시된 수상함을 둘러보며 설명을 듣고 있다.  한화 제공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지난 6월 부산에서 열린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에서 한화오션 부스를 방문해 전시된 수상함을 둘러보며 설명을 듣고 있다. 한화 제공
한화그룹은 미래 성장동력과 핵심 역량 확보에 과감한 투자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우주항공과 친환경에너지 등 미래 산업 분야 신규 사업 발굴을 통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김승연 회장은 연초 신년사에서 “오직 한화만 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현재와 미래를 이끌어 나가자”고 했다.

대표적인 게 항공우주사업이다. 2021년 출범한 그룹의 우주사업 협의체 ‘스페이스허브’를 주축으로 중장기적으로 우주 탐사 및 자원 확보까지 나서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이미 그룹 내 체제 정비를 마친 상태다. 지난해 말 한화디펜스와 합병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3월 ㈜한화 방산 부문을 합병하면서 발사체 역량을 더욱 다각화했다. ‘위성 제작→발사 수송→위성 서비스’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향후 우주탐사 기술까지 확보해 국내 최초의 ‘우주산업 토털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성장하겠다는 전략을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한화시스템도 2020년 영국 위성 통신안테나 기업 페이저(현 한화페이저)를 인수하고, 미국 위성 통신안테나 기업 카이메타 지분 투자에 이어 2021년 세계 최초의 우주인터넷 기업인 원웹 지분(약 9%)을 확보하는 등 우주 통신서비스 사업을 확장 중이다.

성과도 나오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12월 ‘한국형발사체(누리호) 고도화사업 발사체 총괄 주관 제작’ 사업을 수주했다. 올해부터 2027년까지 누리호 3기 추가 제작과 4회 추가 발사의 주관 제작사가 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사업을 통해 항우연이 보유한 누리호 체계종합 기술 및 발사 운용 노하우를 순차적으로 전수받는다. 발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향후 민간의 인공위성, 우주선, 각종 물자를 우주로 보내는 ‘우주 수송’ 사업의 상업화에도 나설 계획이다.

한화그룹은 지난 5월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을 품으면서 방산 부문도 강화했다. 방산에선 ‘육해공 통합 시스템’을 완성하며 글로벌 방산 기업으로 성장할 토대를 마련한 것이다. 특히 중동, 유럽, 아시아에서의 고객 네트워크를 공유하면 한화의 무기체계와 한화오션의 주력 제품인 잠수함 및 전투함 수출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오션은 이를 위해 지난달 호위함 건조를 위한 대규모 시설 투자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화오션은 국내 최초로 수상함 2척의 동시 건조가 가능한 실내 탑재 공장을 검토 중이다. 크레인으로는 국내 최대인 300t 규모 크레인 2기도 포함된다.

한화오션은 방산뿐 아니라 친환경 수송 분야에도 역할을 할 전망이다. 액화천연가스(LNG)를 비롯해 암모니아, 수소, 풍력 등 한화의 에너지 분야 역량을 한화오션의 에너지 생산 설비, 운송 기술 분야와 결합해 그린 에너지 밸류 체인을 새롭게 구축한다는 게 그룹 전략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한화의 친환경 에너지저장장치(ESS) 기술을 활용해 친환경 선박을 개발하는 등 새로운 시장 진출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