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주 대평 대표가 경기도 성남 본사에서 자사 제품인 효소처리스테비아 '더 착한 스테비아'를 들고 소개하고 있다. 최형창 기자
김동주 대평 대표가 경기도 성남 본사에서 자사 제품인 효소처리스테비아 '더 착한 스테비아'를 들고 소개하고 있다. 최형창 기자
‘효소처리스테비아.’

성분표를 주의 깊게 보는 소비자라면 ‘제로슈거 소주’에 적힌 이 단어가 한 번쯤은 눈에 들어왔을 것이다. 해당 제품은 설탕이나 합성감미료 대신 효소처리스테비아로 단맛을 냈다는 표시다. 스테비아 식물 자체에는 단맛과 쓴맛이 공존한다. 파우더 형태로 추출한 스테비아에 효소를 넣으면 단맛이 극대화된다. 이렇게 탄생한 효소처리스테비아는 ‘천연감미료’로 통한다. 업력 30년을 자랑하는 천연 식품첨가물 제조기업 대평은 효소처리스테비아를 앞세워 전세계 ‘제로 칼로리’ 시장을 휩쓸고 있다.

4일 경기도 성남 본사에서 만난 대평 김동주 대표는 “미국과 유럽 등을 중심으로 제로 칼로리 식품을 찾는 붐이 불고 있어서 수출이 계속 늘고 있다”고 말했다. 대평의 효소처리스테비아는 현재 약 50개국에 진출했다. 제로 칼로리 음료, 그 중에서도 고급화를 추구하는 제품에는 대평의 효소처리스테비아가 들어간다. 코카콜라음료, 펩시코, 네슬레 등 글로벌 기업뿐 아니라 롯데칠성과 하이트진로 등이 주요 고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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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평은 1993년 김 대표의 부친 김경재 회장이 창업했다. 태평양화학(현 아모레퍼시픽) 연구원이던 김 회장은 천연감미료 시장의 전망을 예견하고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외국계 컨설팅 회사에 다니던 김 대표는 2013년 대평에 참여했다. 중국산 합성 감미료발 저가 공세 탓에 수출이 큰 폭으로 줄어들자 김 대표가 ‘구원투수’로 나섰다.

오직 수출 밖에 길이 없다고 판단한 김 대표는 직접 발로 뛰면서 판로를 열었다. 그는 “당시 일본을 제외한 수출 규모가 2억원도 안 됐다”며 “국가별로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파트너사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대표인데도 해외영업 부분은 실무자처럼 뛰고 있다”며 “지금도 연간 3분의 1은 해외출장으로 보낸다”고 밝혔다.

대평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대비 27% 오른 720억원, 영업이익은 78억원이다. 대평은 지난해 수출 규모 2000만달러를 넘겼다. 전체 매출의 30% 이상을 해외 영업을 통해 거뒀다. 김 대표는 “수출 비중을 50%까지 올리는 게 목표”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효소처리스테비아 하나 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김 대표는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다. 식품첨가물에 이어 화장품 그리고 의약품원료 등으로 영역을 넓히는 중이다. 김 대표는 “매출 2000억~3000억원으로 성장하려면 다양한 분야 원료를 제품화하는 것”이라며 “어쨌든 모든 초점은 수출늘리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성남=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