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구매의향지수. 한국딜로이트그룹 제공.
자동차 구매의향지수. 한국딜로이트그룹 제공.
지난 3월 국내 차량구매의향지수가 8개월 연속 기준치를 밑돌며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고물가·고금리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신차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다.

28일 한국딜로이트그룹은 국가별 소비자를 대상으로 차량 구매 의향을 조사한 '2023년 3월 자동차구매의향지수((Vehicle Purchase Intent Index·이하 VPI 지수)를 발표했다. VPI지수는 전 세계 24개국 국가별 18세 이상 1000명이 넘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조사된 지수다.

지난 3월 국내 VPI 지수는 69.8로 지난 2월(62.6)과 2022년 10월(63.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26.9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3월 지수까지 포함해 기준치(100)를 8개월 연속 밑돌았다. 해당 지수는 6개월 내 차량 구매 의향을 나타낸 소비자 비율을 지수화한 지표다. 기준치(100)를 웃돌면 구매 의향이 증가, 밑돌면 감소한 것으로 분석한다.
"차 안사요"…국내 차량구매의향지수 역대 최저 수준
딜로이트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부품의 고급화, 전동화 전환에 따른 신차 가격 상승이 VPI 지수가 계속 저조한 데 주된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에서 자동차 구매 시 직접적인 요인으로 국내 소비자의 24%는 '신차에 탑재된 최신 기능과 성능을 원한다'고 답변했다. 다음으로 '현재 보유 중인 차량의 유지비와 수리비 부담이 크다(19%)', '타사 혹은 다른 모델의 차량을 원한다(16%)'는 순이었다.

이같은 결과는 지난 2월 조사에서 '타사 혹은 다른 모델의 차량을 원한다'가 가장 큰 비중(21%)을 차지한 것과 비교할 때 구매 동인의 순위 변화를 보여준다.

이와 함께 소비자들이 자동차를 구매할 때 고려하는 가계 재정 요인 중에서는 '고가품목 구매 계획 연기(53%)'가 여전히 1순위 응답이었고, '현재 저축금액 소진 우려(50%)'가 2순위였다.

김태환 한국 딜로이트 그룹 자동차산업 리더는 "글로벌 시장에서 자동차 구매심리가 소폭 살아났으나 아직은 고금리·가계경제 악화로 한국과 글로벌 모두 자동차 판매 시장 전체가 경직된 상황"이라며 "자동차 제조사들은 구매를 원하는 이들의 소비심리를 명확하게 파악하고 체계적인 판매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