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올 1분기 영업이익 2조8740억원을 올리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영업이익률은 12.1%에 달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 테슬라(11.4%)를 제치며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통틀어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전날 실적을 발표한 현대자동차(3조5927억원)와 합친 두 회사의 영업이익은 사상 처음으로 6조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현대차·기아 1분기 영업이익, 日 도요타마저 제쳤다
기아는 올 1분기 매출 23조6907억원, 영업이익 2조8740억원을 기록했다고 26일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9.1%, 78.9% 급증해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통상 자동차 비수기로 꼽히는 1분기임에도 작년 4분기에 기록한 사상 최대 기록을 한 분기 만에 갈아치웠다.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 대비 3.3%포인트 오른 12.1%였다. 역시 사상 최고치다. 일반 완성차 업체의 영업이익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이례적이란 평가다.

이번 역대 최대 실적은 판매량 증가와 가격 상승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공급난 완화로 판매량이 늘면서 전년 동기보다 영업이익이 7890억원 증가하는 효과를 봤다. 여기에 판매가격 상승으로 4770억원, 인센티브(판매 수수료) 절감으로 1890억원의 이익을 더 냈다.

올 1분기 기아의 글로벌 평균 판매 가격은 3270만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2.7%나 뛰었다. 국내 시장에서도 8.3% 오른 3180만원이었다. 기아는 연초부터 촉발된 자동차 가격 인하 경쟁 가운데서도 올 1분기 미국 내 인센티브는 671달러로 작년(682달러)보다 더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기아의 인센티브는 업계 최저 수준”이라며 “기아가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면서 유지해온 ‘제값 받기’ 전략이 통했다”고 평가했다. 수익성이 높은 레저용 차량(RV) 판매 비중도 올 1분기 66.1%로 1년 만에 4.8%포인트 늘었다.

고수익 체계를 굳힌 기아는 올해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 10조원 돌파를 겨냥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자동차 최고 성수기인 2분기에 친환경차와 고수익 RV 모델 중심의 판매 체계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차별화된 인센티브와 가격 정책으로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기아가 역대급 1분기 실적을 공개하면서 현대차와 기아는 합산 영업이익 6조4667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글로벌 판매량 1위인 일본 도요타의 1분기 실적 추정치(5조710억원)를 크게 뛰어넘었다. 현대차와 기아의 연간 영업이익이 올해 사상 처음으로 20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