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화학 대한유화 등 석유화학 업종 상장사들이 올해 1분기 영업적자를 냈다. 원자재 가격이 치솟으면서 화학 제품의 수익성이 악화했다는 설명이다.

효성그룹 석유화학 계열사인 효성화학은 올 1분기 7272억원의 매출과 33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28일 발표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0%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섰다. 이 회사의 올해 1분기 영업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149억원)를 밑도는 ‘어닝 쇼크(실적 충격)’다.

대한유화도 지난 1분기 영업손실 22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다. 영업이익 컨센서스인 100억원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다. 유안타증권은 대한유화가 올해 43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오는 9~11월 대한유화의 대규모 정기보수가 예정된 만큼 적자가 불가피하다”며 목표주가를 22만원에서 20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석유화학 제품의 기초 원료인 나프타 가격이 치솟으면서 두 업체의 실적을 갉아먹었다. 석유화학 업체들은 나프타를 열분해해 에틸렌, 프로필렌, 벤젠 등을 생산한다. 이들 제품을 바탕으로 합성수지와 합성고무, 합성섬유, 염료 등 화학 제품을 제조한다. 올 1분기 나프타 국제가격은 t당 877.96달러를 나타내 2014년 3분기(915.68달러)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0년 4월 t당 100달러대까지 폭락했던 나프타 가격은 지난해 말 700달러를 넘어섰다. 국제 유가가 뜀박질하자 나프타 가격도 오름세를 보인 것이다.

부진한 실적 탓에 주가도 힘을 잃었다. 효성화학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500원(0.2%) 하락한 22만8000원에 장을 마쳤다. 작년 7월 16일 장중 47만5000원에 달했던 주가가 9개월 만에 반토막 아래로 떨어졌다. 대한유화는 작년 2월 19일 장중 40만5500원까지 치솟았던 것과 비교하면 1년2개월 새 주가가 63.1% 하락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