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13일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거주자 외화예금이 한 달새 54억 달러가 줄었다. 기업의 해외투자 자금이 빠져나가고 환율 상승에 개인도 달러를 내다판 결과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2022년 3월중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외국환은행의 국내 거주자 외화예금 잔액은 전월 말 대비 54억3000만 달러 감소한 927억1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8월(926억 달러) 이후 가장 낮지만, 지난해 3월(927억 달러)과는 비슷한 수준이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 기업, 국내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 진출한 외국 기업 등이 보유한 국내 외화예금을 뜻한다.

미국 달러화 예금은 785억5000만 달러로, 48억8000만 달러 줄었다. 기업은 38억5000만 달러 감소한 639억5000만 달러를 나타냈다. 개인은 10억2000만 달러 줄어든 146억 달러를 기록했다. 기업이 전체 달러 예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1.4%로, 2017년 12월(81.4%) 이후 4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한은 측은 "달러화 예금의 경우 기업의 해외투자 자금 및 수입 결제대금 인출, 개인의 현물환 매도 확대 등의 영향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주체별로는 기업예금(763억 4000만 달러)이 한 달새 44억7000만 달러 줄었고, 개인예금(163억 7000만 달러)은 9억6000만 달러 감소했다. 기업은 해외투자 자금과 수입 결제대금을 인출한 영향이 반영됐다. 개인은 현물환 매도 확대 등에 따른 영향이다. 원·달러 환율은 월평균 기준으로 3월 1221.3원으로 2월(1197.8원)보다 23.5원 뛰었다.

유로화 예금은 일부 기업의 현물환 매도 등으로 전월 대비 5억6000만 달러 감소한 50억5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엔화 예금은 3억4000만 달러 늘어났지만, 위안화 예금은 2억1000만 달러 줄었다. 영국파운드화, 호주 달러화 등 기타통화 예금은 16억9000만 달러로 1억2000만 달러 감소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