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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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배터리 공급망의 마지막 남은 ‘미개척 시장’인 폐배터리 재활용(recycling) 시장이 2040년 66조원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030년 6조원에서 10년새 10배 이상 급증한다는 예상이다.

SNE리서치는 21일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재사용 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SNE리서치는 배터리 전기차(B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PHEV) 판매 대수를 2030년 414만대, 2040년 4636만대로 예상했다. 배터리 용량 기준으로는 각각 345GWh(기가와트시), 3455GWh 규모다. 배터리에 들어가는 금속 가격 전망치를 기준으로 한 재활용 시장 규모는 2040년 66조원으로 전망된다. SNE리서치는 지난해 7월엔 2040년 이 시장 규모를 87조원으로 전망했으나 이날 발표에선 수치를 다소 내렸다.

전기차 배터리는 8~10년 가량 쓰면 최대 충전량이 줄어 폐배터리로 분류된다. 전기차 시대가 열리고 있는 만큼 배터리 사용량이 급증하면 폐배터리도 지속적으로 쌓일 것으로 보인다. 폐배터리를 구성하는 원자재인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을 추출해 전기차용 배터리로 다시 제조하는 과정을 재활용이라고 부른다. 재사용(reuse)은 폐배터리를 개조해 에너지저장장치(ESS)로 활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를 비롯해 테슬라, 폭스바겐 등 전기차 업계가 폐배터리 시장 장악을 위해 일제히 뛰어들었다. 배터리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인한 원가 인상을 방어하고, 환경 파괴도 막기 위해서다. 다만 배터리에서 원자재를 추출하는 시간을 현재 개당 3~4시간에서 20분 이내로 줄이고 회수율을 높여하는 것은 과제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 규모가 늘면 폐배터리 산업도 자연스레 커질 것”이라며 “테슬라가 선두에 있긴 하나 아직 절대 강자가 없는 만큼 선제 투자를 통한 기술력 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