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예치업체인 델리오가 암호화폐를 담보로 맡기면 해외투자사로부터 받은 자금을 빌려주는 연계대출상품을 내놓는다. 담보인정비율(LTV) 50% 한도로 현금을 대출받을 수 있다.

델리오는 비트코인을 맡기면 연 16.0% 금리로 돈을 빌려주는 대출상품 '블루'를 18일 출시한다고 밝혔다. 델리오는 투자자로부터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받아 운용하면서 낸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돌려주는 암호화폐 '예치업체'다. 현재 예치금 규모는 비트코인 시가 기준으로 2조원 정도다. 지난달 금융당국에 가상자산사업자 신청을 하면서 이 업계의 첫 제도권 진입을 알리기도 했다.

'블루'는 해외 암호화폐 투자사 6~7곳으로부터 받은 자금을 델리오의 대부업 자회사가 실행하는 연계대출상품이다. 델리오가 준비한 대출한도는 7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만기일시상환 방식으로 금리는 연 16.0%, 대출 만기는 1~12개월이다

연 16.0% 금리는 기존 금융업계에서도 높다는 지적이 제기되지만, 양도세가 부과되는 내년부터는 현금화를 하려고 비트코인을 팔아 22% 양도세를 부담하는 것보단 낫다는 평가도 있다. 다만 비트코인 시가가 떨어지면 더 손실을 볼 수도 있는 구조다. 개인별 한도가 없기 때문에 거액을 대출받는 것도 가능하다.

이번 대출 상품은 암호화폐 투자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투자자들이 주로 이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트코인을 맡기고 빌린 자금을 암호화폐에 재투자하면서 시세가 뛸 경우 수익을 두 배로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세가 떨어지면 투자 손실은 두 배가 될 수도 있다.

앞서 2019년과 지난해에도 빗썸에서 암호화폐 담보대출이 운영됐었다. 빗썸은 지난해 2월 델리오 렌딩 서비스를 도입해 비트코인을 담보로 비트코인을 빌려줬다. 다만 가상자산사업자 신고를 앞두고 관련 서비스를 중단했었다.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도 자회사인 DXM을 통해 암호화폐를 담보로 현실 화폐와 가치가 고정된 스테이블코인을 제공하는 대출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준비하기도 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