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새내기 직장인 한모씨(27)는 최근 신한은행의 스마트폰 뱅킹 앱 ‘쏠’을 이용하다가 ‘전담 직원이 배정됐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비대면 전용 지점인 디지털영업부 소속 김미경 선임이었다. 자신을 입행 10년차 자산관리 상담 전문가라고 소개한 김 선임은 “예·적금은 물론 펀드, 골드리슈 등 상품별 비교상담도 쏠에서 가능하니 언제든 전화나 쪽지를 달라”고 했다.

200만명 비대면 고객도 1 대 1 관리…'창구 없는 영업점' 늘어난다
#2. 9세 자녀가 있는 김모씨(38)는 최근 우리은행 앱에서 아이 명의의 계좌를 한눈에 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에 가입했다. 처음에는 이런 서비스가 있는지도 몰랐지만, 우리은행의 비대면 고객 전용 서비스인 ‘WON(원)컨시어지’로 배정받은 전담 직원에게 톡 상담을 하는 과정에서 소개받았다. 김씨는 “비대면으로도 전담 직원의 1 대 1 서비스를 받으니 영업점에서보다 더 맞춤형 케어를 받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이 모바일뱅킹을 주로 이용하는 소비자에게 1 대 1 전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컨시어지’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숙박객의 다양한 요구에 따라 맞춤형 서비스를 해주는 고급 호텔의 컨시어지처럼 은행이 비대면 고객에게도 대면 채널에 못지않은 밀착 서비스를 해주겠다는 취지다. ‘창구 없는 영업점’인 셈이다. 영업점을 찾는 소비자가 갈수록 줄고 신규 거래의 절반 이상이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등 금융 디지털화가 빨라지면서 은행의 영업점 운영과 고객 관리 방식에도 일대 혁신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2일 비대면 고객을 위한 맞춤형 관리 서비스인 WON컨시어지를 시작했다. 최근 영업점을 방문한 적이 없고 비대면 거래 실적이 많은 20~40대 우수 고객 40만 명이 우선 대상이다.

이들에게는 우리은행이 지난달 신설한 ‘WON컨시어지영업부’ 직원이 1 대 1로 매칭돼 맞춤형 상품·서비스 추천과 가입 지원, 만기 관리, 전용 이벤트 등을 제공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6월부터 두 달간 고객 약 5만 명을 대상으로 파일럿 테스트를 거쳤는데, 오히려 영업점에서는 형성하기 어려웠던 고객과 직원 간 유대관계가 생겨 고객과 직원 모두 반응이 좋았다”며 “앞으로 대상 고객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9월 금융권 최초로 가상 영업점인 ‘디지털영업부’를 신설했다. 디지털영업부는 최근 2년 이내 영업점 방문 이력이 없고 디지털 채널로만 거래 중인 고객들을 직접 관리한다. 처음에는 약 1만6000명에 불과했던 관리 고객이 이제는 170만여 명에 달한다.

고객마다 전담 직원이 배정돼 실시간으로 상담받을 수 있고 하루 평균 1억2000만 건에 달하는 앱 로그 정보와 빅데이터를 분석해 고객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빠르면 1분, 늦어도 2시간 안에 제공한다는 게 은행 측 설명이다. 고객의 생일이나 기념일, 거래 기간 등에 맞춰 그때그때 맞는 상품이나 이벤트를 추천하는 마케팅 방식도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올 상반기 국내 5대 은행에서 새로 거래된 적금과 신용대출의 비대면 가입 비중(평균)은 각각 66%, 52%에 달했다. 선제적으로 디지털 컨시어지를 도입한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에서는 이 비중이 79%, 64%까지 올라갔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