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오른쪽)이 서울 관수동 본사에서 온라인 화상회의로 열린 제이핀테크 딜 클로징 행사에서 아디삭 수쿰비타야 제이마트그룹 회장과 인수 계약을 마무리했다.   KB국민카드 제공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오른쪽)이 서울 관수동 본사에서 온라인 화상회의로 열린 제이핀테크 딜 클로징 행사에서 아디삭 수쿰비타야 제이마트그룹 회장과 인수 계약을 마무리했다. KB국민카드 제공
KB국민카드가 태국 캐피털사 인수를 완료하고 현지 소매금융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개인 신용대출과 자동차 리스·할부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1998년 외환위기 이후 한국 은행·카드사 가운데 태국에 진출한 첫 사례다.

KB국민카드는 태국 캐피털사인 제이핀테크의 지분 인수를 마무리했다고 1일 발표했다. 태국 휴대폰 유통 대기업인 제이마트그룹이 소유한 지분 50.99%를 국민카드가 인수했다. 지난해 4월 제이마트그룹과 이 같은 내용의 인수 계약을 체결한 지 10개월 만이다. 인수대금은 6억5000만바트(약 240억원)다.

제이핀테크는 개인 신용대출과 자동차대출 등의 사업을 하는 캐피털사다. 태국 내 휴대폰 유통시장 1위 업체를 계열사로 보유한 제이마트그룹의 400여 개 지점을 전속시장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2019년 말 기준 총 자산 1392억원에 당기순이익 39억원을 기록했다.

제이핀테크는 국민카드의 세 번째 해외 자회사다. 국민카드는 2018년 캄보디아의 KB대한특수은행을 인수한 데 이어 지난해 인도네시아 KB파이낸시아 멀티파이낸스를 자회사로 사들였다. 국민카드는 다음달 제이핀테크의 회사명을 KB제이캐피탈로 변경할 계획이다.

국민카드를 시작으로 국내 금융사들의 태국 금융시장 진출에도 물꼬가 트일 전망이다. 국내 은행·카드사 가운데 태국에 진출한 것은 외환위기 이후 국민카드가 처음이다. 태국은 국내 금융사의 불모지로 남아 있었다. 외환위기 당시 태국에 진출해 있었던 국내 은행들이 태국 정부의 만류에도 태국 시장에서 대거 발을 빼면서다. 남아 있던 삼성생명과 KTB투자증권만 지금까지 지사를 유지하고 있다. 이후 태국 정부는 한국 금융사의 태국 진출을 좀처럼 허용하지 않았다. 일종의 ‘괘씸죄’에 걸렸던 셈이다. 태국 정부가 KB국민카드 진출을 계기로 한국 금융사에 닫았던 금융 빗장을 다시 여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