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수출입은행장이 금융위원장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금융 공기업에 인사 태풍이 몰아칠 가능성이 커졌다. 은 후보자의 후임이 누가 되는지에 따라 경제관료 출신 고위직 간 연쇄 이동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은성수發 인사 태풍…금융권 연쇄이동 '촉각'
과거 관가에선 수출입은행장에 대해 1급 경제 관료가 퇴직 전 옮겨가는 ‘한직’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에서 진동수 전 행장(행정고시 17회), 김동수 전 행장(22회)이 각각 금융위원장,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옮겨가며 위상이 올라갔다. 은 후보자가 금융위원장으로 최종 임명되면 진 전 위원장과 최종구 위원장에 이어 수출입은행장이 금융당국 수장으로 이동하는 세 번째 사례가 될 전망이다.

은 후보자 후임으로는 최희남 한국투자공사(KIC) 사장(29회)과 유광열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29회), 김용범 전 금융위 부위원장(30회) 등이 거론된다. 최 사장이 은 후보자 후임에 선임되면 KIC 사장을 거쳐 수출입은행장으로 옮긴 ‘은성수 코스’를 따르게 된다. 유 수석부원장이 기용되면 판이 커진다. 금융위 출신이 금감원 수석부원장 자리에 가는 관례에 따라 연쇄 인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을 지낸 이병래 한국예탁결제원 사장(32회)이 금감원으로 이동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 사장 임기는 올해 말까지다. 이 사장이 이동하면 그 자리는 김근익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34회) 등 금융위 출신이 채울 것으로 예상된다.

나머지 금감원 부원장에 대한 동반 인사가 이뤄질지도 관심사다. 권인원, 이상제, 원승연 등 금감원 부원장들의 재직 기간이 2년여가 됐기 때문이다. 금감원 임원 임기는 3년이지만 만 2년을 넘기는 사례가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5월 퇴임한 김 전 금융위 부위원장이 수출입은행장에 가면 상대적으로 인사 폭이 줄어들 전망이다.

임기 만료를 앞둔 금융 공기업 기관장도 있다. 문창용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사장(28회)의 임기가 11월에 끝난다. 김도진 기업은행장도 12월에 임기 만료를 앞둔 가운데 벌써부터 ‘관료 내정설’이 흘러나온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