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연구개발본부 조직을 개편했다.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최대한 민첩한 구조로 바꿨다는 설명이다.

▶본지 7월 8일자 A15면 참조

현대차그룹은 연구개발본부 조직 체계를 △제품통합개발담당 △시스템부문 △프로젝트매니지먼트담당 등 삼각형 구조로 단순화했다고 9일 발표했다. 기존에는 △프로젝트매니지먼트(PM) △설계 △전자 △차량성능 △파워트레인 등 5개 담당이 병렬로 있었다. 디자인담당과 상용차담당은 연구개발본부 내 별도 조직으로 운영된다.

제품통합개발담당은 이번 개편을 통해 새로 만들어진 조직이다. 앞으로 개발할 차량의 기본 콘셉트를 잡고 밑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한다. 단순히 소형, 중형, 대형 같은 차급에 따라 차량을 개발하지 않고 소비자가 원하는 자동차가 무엇인지 찾아내 개발하겠다는 의미다. 개발 최종 단계에 차량 성능을 조율하는 일도 맡는다.

시스템부문은 자동차에 적용하는 기술을 개발한다. 과거 설계와 전자, 차량성능, 파워트레인 등 담당 업무에 따라 나눴던 조직을 △섀시(뼈대) △보디(차체 및 내외장) △전자 △파워트레인 등 차량 구성 요소를 기준으로 재구성했다. 지금까지는 설계담당이 모든 차량 설계를 다 맡고, 차량성능 부문이 모든 성능시험을 책임졌다. 하지만 이런 구조로는 신차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차량을 구성하는 덩어리별로 조직을 나눴다. 섀시와 보디, 전자, 파워트레인 등 4개 조직 모두에 설계와 해석, 시험 관련 인력을 전부 투입하는 방식이다. 각 조직이 덩어리 부품의 설계부터 검증까지 다 할 수 있다.

프로젝트매니지먼트담당은 제품 개발의 전 과정을 지원한다. 시스템부문 내 4개 조직이 각각 개발한 기술을 조율하고 최적화하는 업무를 맡는다. 연구개발본부장을 맡고 있는 알버트 비어만 사장은 “이번 조직 구조 개편으로 고객 요구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게 됐다”며 “자동차산업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시점에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