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자동차 디스플레이 등 한국의 8대 수출 주력 업종의 글로벌 경쟁력이 3년 뒤 경쟁국에 크게 밀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조선업(선박)을 제외한 대부분 업종이 경쟁국보다 뒤처질 것이란 예상이다.

"4개뿐인 글로벌 우위 업종, 3년후 1개만 남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8대 주력 업종의 경쟁력 현황과 전망을 설문조사해 25일 발표했다. 8대 업종은 지난해 기준으로 선정됐다. 반도체, 석유화학, 선박, 자동차, 석유제품, 철강, 디스플레이, 무선통신기기 등이다. 설문조사는 지난 7일부터 13일까지 각 업종 관련 협회를 통해 기업들을 대상으로 했다.

조사 결과 8대 업종 가운데 한국의 경쟁력이 경쟁국보다 높다고 평가된 업종은 무선통신기기, 디스플레이, 석유제품, 선박 등 4개다. 이들 업종의 최대 경쟁국은 중국으로 파악됐다. 4개 업종의 한국 경쟁력 지수를 100으로 했을 때 중국의 경쟁력 지수는 90이었다.

반면 반도체, 철강, 자동차, 석유화학은 한국이 이미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 최대 경쟁국은 반도체의 경우 미국(110)이었다. 철강과 자동차는 일본(110, 130)이었고, 석유화학은 사우디아라비아(110)로 조사됐다.

3년 뒤 한국은 조선업 1개 업종에서만 경쟁력 우위를 유지할 것으로 관측됐다. 선박부문 최대 경쟁국인 중국의 경쟁력 지수는 3년 뒤에도 90에 머문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무선통신기기, 디스플레이 등에서 한국을 추월(중국의 경쟁력 지수 각 110)하고, 철강과 석유제품에서는 경쟁력이 비슷해질 것으로 예상됐다.

기업들은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신흥 경쟁국의 추격’을 꼽았다. 이어 △보호무역주의 확산 △규제·노사갈등 등 기업하기 어려운 환경 △신제품 개발 어려움 △환율·원자재 가격 변동 △부족한 정부 지원 등을 지목했다.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R&D) 강화 △전문인력 양성 △과감한 규제 개혁 △신규 수출시장 개척 △정부 지원 확대 △기업 친화적 분위기 조성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환익 한경연 혁신성장실장은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근로시간 단축·노사 갈등 등 국내 경영 환경 악화로 주력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며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