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20% 점유율 진입…반도체는 업계 유일 흑자
프리미엄·현지화 전략 효과…환율 효과 변수

불황에 더 강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분기에 비해 크게 오른 환율을 고려하더라도 휴대전화와 TV, LCD, 반도체 등 전통적으로 실적을 이끈 4개 주요 사업부문에서 경쟁업체들과 비교해 눈에 띄는 성과를 내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주도했다.

세계 휴대전화 1위 업체 노키아가 2분기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줄어든 반면 삼성전자는 작년 2분기와 비교해서도 전체 매출액은 12%, 영업이익은 5%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조기 불황 탈출은 지난해 3분기 이후 곤두박질 친 메모리 반도체와 LCD패널 등의 부품 가격 상승과 휴대전화, LED TV, LCD TV 등 고가제품의 판매호조 및 이익률 향상에 따른 결과다.

불황 속에서도 프리미엄 제품에 치중하는 전략을 구사하며 선진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고 철저하게 현지화 전략을 펼쳤던 것도 주효했다.

작년 4분기 이후 지속된 비상 경영 체제도 원가 경쟁력을 높이는 데 밑바탕이 됐다.

◇ 휴대전화·TV 실적 견인 = '깜짝 실적'의 선두는 역시 휴대전화였다.

휴대전화 부문은 글로벌 경쟁사인 노키아가 추락하는 동안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은 분기 사상 최고인 20%대에 올라섰다.

매출은 1분기 대비 3%, 작년 동기 대비 27% 늘어난 10조400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 세계 휴대전화 시장은 작년 동기 대비 역성장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삼성전자는 전분기 대비 14% 증가한 5천230만대의 휴대전화를 판매했다.

휴대전화 판매가도 전분기 대비 2% 증가한 개당 124달러를 기록해 수익성도 꾸준하게 유지했다.

정보통신 분야의 영업이익은 1조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2% 증가했지만, 마케팅 및 개발 비용 증가로 전분기(1조1천200억원)에 비해서는 소폭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에 휴대전화 수요가 전분기 대비 5%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디지털미디어(DM) 부문은 TV, 프린터, 생활가전에서 모두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며 연결 기준으로 전분기 대비 17%, 작년 동기 대비 14% 증가한 11조8천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마케팅 비용 증가와 계절적 비수기인데도 연결기준으로 1조600억원을 기록해 전분기 대비 179%, 작년 동기 대비 657% 성장했다.

TV 시장은 대형 LCD TV와 LED TV가 쌍두마차로 시장을 이끌면서 이익률을 크게 끌어올렸다.

◇ 반도체·LCD 뒤에서 밀고 = 반도체는 연결 기준 매출이 전분기 5조2천200억원보다 18% 증가한 6조1천400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2천400억원으로 전분기 6천700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반도체 부문 흑자는 지금까지 실적을 발표한 글로벌 업체 중 유일하다.

본사 기준으로도 매출은 전분기(3조7천400억원)보다 35% 증가한 5조5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분기 6천500억원 적자에서 1천500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올 2분기 D램, 낸드플래시 가격의 회복으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전분기보다 약 20% 이상 성장했지만 2년간 이어진 `치킨게임'의 후유증으로 경쟁업체들이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하는 동안 삼성전자는 기술 차별화로 조기 흑자를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에도 50나노급 공정전환 확대와 40나노급 도입 등으로 원가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DDR3 D램과 모바일D램, 그래픽D램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전분기 3천100억원의 적자를 냈던 LCD 부문도 올 2분기에는 1천5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매출은 5조1천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4% 증가했다.

LCD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크게 부족하면서 평균 판매가격이 전분기보다 TV용은 9%, 모니터용은 12%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평균 판가가 오른 IT용 패널 판매량이 많이 늘어난 데다 신규 시장을 확보하면서 TV 패널 판매량에서 전분기보다 50% 이상 성장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광철 기자 mino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