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인사이드] 대기업 구조조정 줄다리기 ‥  대기업그룹 45개 재무평가‥14곳 불합격
대기업 구조조정은 △대기업그룹 △개별 대기업 등 두 갈래로 나눠 진행되고 있다. 대기업그룹의 경우 금융권 전체 신용공여액의 0.1% 이상을 차지하는 45개 대기업그룹(주채무계열)을 대상으로 주채권은행들이 지난달 재무구조평가를 실시했다.

부채비율과 이자보상배율,총자산회전율,매출액영업이익률 등을 토대로 한 평가에서 14곳이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은행들과 금융당국은 이 같은 결과를 토대로 '재무구조개선약정(MOU)'대상을 최종 선별하고 있다. 조선 등 업종 특성에 의해 부채비율이 높은 업종은 불합격됐더라도 재무구조개선약정 대상에서 제외하는 대신 부채비율 200% 미만으로 합격은 됐지만 최근 몇 년간 무리한 인수 · 합병(M&A) 등으로 현금흐름이 악화된 곳은 약정을 맺어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는 게 금융당국의 입장이다.

줄다리기 끝에 최종 대상이 확정되면 주채권은행은 다른 채권은행과 함께 '재무구조 개선평가위원회'를 열어 이를 추인한 뒤 기업에 통보해 자구계획 등을 받게 된다. 이후 주채권은행과 기업은 협상을 통해 계열사나 보유자산 매각 등으로 군살빼기를 해야 하고 유상증자 등의 자본확충 방안도 확정지은 뒤 5월 말까지 약정을 체결하게 된다.

이후 대기업그룹은 약정에 따라 자산 매각 등을 이행해야 한다. 채권단은 약정서를 정기적으로 점검해 자산매각 등 약정서상 주요 항목의 이행실적이 일정 점수 미만이면 '약정 불이행'으로 간주해 이행기간을 추가로 설정하고 여신 회수와 같은 금융 제재,경영진 퇴진 요구 등도 할 수 있다.

개별 대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은 이달 초부터 본격화되고 있다. 주채권은행들은 지난 4월 한 달간 500억원 이상 신용공여를 받은 1422개 대기업(311개는 대기업그룹 소속사)을 대상으로 재무구조,영업실적,현금흐름 등을 기초로 신용위험 기본평가를 실시해 부실 우려가 있는 400여곳을 골라냈다.

채권은행은 불합격 판정을 받은 업체를 대상으로 세부평가에 착수해 6월 말까지 구조조정 대상을 확정한다. 400여개 업체 가운데 일부는 1차로 오는 20일까지 끝내고 금융감독원에 통보해야 한다. 여기서 A(정상),B(일시적 유동성 부족),C(부실 징후),D(부실)로 분류하게 되며 C등급을 받은 곳은 워크아웃,D등급을 받은 곳은 퇴출시키게 된다.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은 "개별 대기업은 주채무계열과 마찬가지로 매년 상시적으로 평가해 왔었지만 과거와 달리 지금은 면밀히 들여다 봐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이라며 "진행사항을 수시로 제출하고 점검해 4~6월 사이에 구조조정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