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금사가 기업어음(CP) 할인(이하 잔액기준)이나 은행과 기업을 단순
연결해서 여신해 준 중개어음 규모는 부도방지협약이 처음으로 거론된 지난
4월14일 이후 0.1%인 1천6백73억원이 줄어든 90조6천1백66억원으로 집계됐다.

CP 할인의 경우 5월 들어서는 오히려 2천3백38억원 늘었다.

S종금사 관계자는 "중개어음을 통한 여신은 5대 그룹을 의미하는 A급기업의
CP를 할인 하는 것과 같은 것"이라며 "서울의 8개 전환종금사들은 중개어음을
통한 여신을 최근 3개월사이에 사당 3천억원~5천억원정도 늘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중개어음은 CP와는 달리 동일인 여신 한도가 없기 때문에
A급기업 중심으로 어음할인을 하기 때문에 생긴 한도 소진을 우려, 중개어음
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어음(CP) 할인 역시 A급 CP만이 할인되면서 발행기업간 금리 격차가
커지고 있다.

종금사 관계자는 "A급과 C급 CP의 할인금리차가 2개월전만해도 0.5%포인트
였으나 요즘은 2%이상으로 벌어졌다"며 "그러나 C급 CP는 할인율이 높아도
종금사들이 취급을 극도로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B, C급 CP만을 주로 취급하는 지방종금사를 중심으로 만기도래된
어음에 대한 자금회수에 나서고 있다.

할부금융이나 파이낸스사 역시 B, C급 어음만을 할인해주고 있어 무차별적인
자금회수가 일어나고 있다.

LG할부금융의 경우 팩토링을 통한 여신액이 2월말 1천7백44억원, 3월말
1천2백68억원에서 4월말 7백58억원으로 급감하고 있다.

삼성할부금융도 2월말 1천2백44억원, 3월말 1천1백80억원, 4월말 8백44억원
으로 지난달에 팩토링 실적이 1천억원대 미만으로 떨어졌다.

이처럼 B, C급 기업에 흘러갈 돈이 마르면서 생긴 여유자금이 A급기업으로
넘쳐나게 흘러들고 있다는게 금융계의 분석이다.

종금사들은 우량대기업에 자금을 대주기 위해 대출세일 경쟁까지 벌이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5대 그룹을 포함한 우량 대기업들은 환율이 안정되면서 외화로 예치
했던 예금을 원화로 바꾸면서 종금사의 CP 인수에 적극 나서면서 돈이 금융권
과 우량 대기업만을 맴돌고 있다는 지적이다.

S종금사의 경우 기업이 사간 CP가 지난 4월 한달간 전달보다 1천억원어치
늘었다.

종금사들이 부실징후기업에 대한 여신회수에 나서는 것과 함께 어음을
대거인수해가는 은행신탁계정도 만기도래된 부실징후기업의 어음 연장을
안해주면서 자금양극화 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은행신탁계정이 7,80%를 차지하는 CP 매출의 경우 부도방지협약이 거론된
지난달 21일 이후 1조6천41억원이나 줄었다.

이에 따라 자금기반이 취약한 지방종금사는 은행이 돌린 어음을 떠안을수
없어 자금회수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지방종금사가 어음을 할인해준 기업이 대부분 중소기업이나 B급이하 대기업
이라서 이들 기업의 자금난이 심해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