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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수 592만가구, 韓은 317만 가구
서울 평균 용적률은 150~160%
277% 파리·370% 런던보다 낮아
층수 낮은 주택이 많은 땅 차지해
허용된 용적률 못 채운채 땅 ‘낭비’
아파트, 좋은 대안 될 수 있지만
용적률 높고 건폐율 낮아 비효율적
고밀도 개발은 선호도 낮아 변화 ‘난항’
서울은 주택이 부족하다. 인구와 면적이 비슷한 일본 도쿄 23개 구의 주택 수는 592만가구다. 서울은 317만가구다. 빈 땅이 없는 것은 어느 대도시나 마찬가지다. 차이는 땅을 얼마나 밀도 있게 개발해 활용하느냐다.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서울을 더 고밀도로 개발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땅에 건물을 올릴 때 얼마나 오밀조밀한지를 보여주는 지표는 건폐율과 용적률이다. 건폐율은 대지면적(땅 넓이)에 대한 건축면적(건물 1층 바닥 넓이)의 비율이다. 건폐율이 낮으면 땅에 건물이 듬성듬성 들어선다. 빈 공간이 많아 조망, 채광, 통풍이 좋다. 땅을 충분히 활용하지는 못한다는 문제는 있다.
한국에선 1970년 건축법에 용적률 규정이 도입된 뒤 건축물의 절대높이 제한이 용적률 제한으로 바뀌었다. 지금은 용적률 조항이 이관돼 국토계획법(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서 용도지역별 용적률 최대한도를 정해놓고 있다. 각 지자체는 조례를 통해 이 한도 내에서 또다시 용적률 상한을 정한다. 서울시의 경우 서울시도시계획조례에 용적률에 관한 규정이 있다.
국토계획법에 따르면 도시 주거지역의 건폐율은 70% 이하, 용적률은 500% 이하여야 한다. 서울시도시계획조례는 제1종 일반주거지역은 150% 이하, 제2종 일반주거지역은 200% 이하, 제3종 일반주거지역은 250% 이하, 준주거지역은 400% 이하 등으로 세분화해놓았다.
실제 재건축·재개발 때 용적률은 이보다 높다. 도시관리계획의 대표적인 수단인 지구단위계획을 통해 별도의 용적률을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나오는 개념이 바로 기준 용적률, 허용 용적률, 상한 용적률이다.
기준 용적률·허용 용적률·상한 용적률 살펴보니
기준 용적률은 조례에서 정한 용적률 범위 안에서 입지 여건을 고려해 블록 및 필지별로 정한 용적률이다. 허용 용적률은 대지 안의 공지, 친환경 계획, 공공보행로 등 특정 계획 요건을 충족할 때 주어지는 인센티브와 기준 용적률을 합산한 것이다. 상한 용적률은 토지와 건물 일부를 도로, 공원, 임대주택 등으로 제공할 때 주어지는 인센티브를 허용 용적률과 더한 것이다.
여러 추정치에 따르면 서울의 평균 용적률은 150~160% 수준이다. 프랑스 파리(구도심 지역 기준 277%)와 영국 런던(370%)보다 낮다. 파리와 런던은 초고층 건물은 드물지만, 한국의 연립·다세대보다 높은 중층 건물이 땅을 빼곡하게 채우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뉴욕 맨해튼의 어퍼 이스트 사이드는 용적률이 710%다. 맨해튼 그리니치빌리지도 530%다.
서울은 아직 낮은 층수의 주택이 많은 땅을 차지하고 있다. 허용된 용적률도 못 채운 채 땅이 낭비되고 있다. 곳곳에서 재개발이 추진되고 있지만 속도는 더디다. 외국은 격자형으로 구획 정리가 잘 돼 있어 건물별, 블록별 개발이 쉽다. 한국은 불규칙하고 불균질한 부정형 필지가 많아 합필해야 사업성이 나온다. 도로가 좁아 일부만 다시 지을 수 없고 대규모 재개발 형태가 되어야 한다. 대규모 재개발은 관련된 토지 소유주가 많아 뜻을 보아 사업을 추진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아파트는 ‘낮은 건폐율’이 한계
아파트는 좋은 대안이다. 하지만 도심이나 업무지구 가까운 지역에서도 아파트를 획일적으로 짓는 것은 비효율적인 토지 활용일 수 있다. 용적률은 높지만, 건폐율이 낮기 때문이다.
고밀도로 개발하면 건폐율이 낮은 단지만큼 주거 환경이 쾌적하지 않을 수 있지만, 주변 환경을 가꾸기에 따라 다른 장점을 살릴 여지가 있다. 다 같이 이용하는 공원을 곳곳에 만들고, 상업·업무시설 접근성을 높이는 식이다. 서울 강남과 잠실, 을지로, 여의도, 용산 일대는 더 고밀도로 개발할 수 있는 곳이지만 낮은 건물이 많고 건물도 듬성듬성 들어서 있다.
서울의 집값이 높은 것은 이런 토지의 비효율적 이용이 한 원인이다. 다만 고밀도 개발을 선호하지 않는 사람이 많아 변화가 쉽지 않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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