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형의 EU를 향한 시선] '탄소중립' 숨 고르는 E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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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적 산업경쟁력 강화에 초점
지난해 EU집행위는 8개 옴니버스 패키지를 제안하며 규제 완화를 통한 기업 부담 경감과 경쟁력 제고에 나섰다. 기업 행정비용 증가가 우려되던 공급망 실사 지침(CSDDD)과 지속가능성 보고 지침(CSRD) 시행 시기를 늦추고 대상 범위를 대폭 축소하는 한편 화학·국방·농업 분야 규제를 간소화하는 등 지속 가능성 정책을 균형 있게 조정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발표된 ‘자동차 패키지’에서 2035년 승용차·밴의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 목표를 완화하며 내연기관 차량의 예외를 검토하는 것도 이런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
중국발 공급 과잉과 보조금에 따른 불공정 경쟁을 차단하려는 움직임도 지속될 전망이다. EU는 중국산 전기자동차에 최대 35.3% 수준의 상계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역외보조금 규정(FSR)을 근거로 공공 조달 및 기업 결합 과정에서 제3국 정부 보조금이 EU 시장을 왜곡하는 것을 규제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철도, 태양광, 풍력, 보안장비 분야에서 주로 중국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가 진행됐으나 이 규정의 적용 대상이 역외 기업 전반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中 견제 위한 보호무역 기조 강화
EU집행위는 ‘2026년 입법·정책 계획’에서 ‘유럽 자립을 위한 시점’을 표제로 규제 단순화, 산업 경쟁력 확보, 안보·방위 정책 강화를 강조했다. 준비 중인 철강 관세할당(TRQ)이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하류 품목 확대, 공공 조달 시 유럽산 우대 정책 등은 EU 역내 기업과 산업 보호에 중점을 둔 전략적 보호무역 조치로, EU가 강조해 온 세계무역기구(WTO) 규범의 충실한 이행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올해도 EU는 전략적 자율성과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수단을 동원할 것이다. 경제 안보를 앞세운 EU의 정책 흐름을 면밀히 읽고 그 속에서 기회를 포착할 대응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임태형 KOTRA 브뤼셀무역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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