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장이라 이사하고 적금도 깼는데…" 30대 직장인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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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역대급 불장에도…상장사 63%는 주가 내렸다
반도체株 질주의 역설
코스피 사상 최고치 찍었지만
상승보다 하락 종목이 더 많아
삼성전자·하이닉스 쏠림 영향
개미, 삼성전자 2.3조 집중매수
HL만도·고려아연 등에도 베팅
반도체株 질주의 역설
코스피 사상 최고치 찍었지만
상승보다 하락 종목이 더 많아
삼성전자·하이닉스 쏠림 영향
개미, 삼성전자 2.3조 집중매수
HL만도·고려아연 등에도 베팅
30대 직장인 주모씨는 지난해 주식 투자를 하려고 보증금 5000만원짜리 반전세 오피스텔에서 월셋집으로 옮겼다. 1000만원이 들어 있던 적금도 해지했다. 하지만 계좌만 보면 속이 쓰리다. 다양한 종목을 담았지만 수익률이 영 지지부진해서다.
새해 들어 코스피지수가 ‘불장’을 연출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체감은 사뭇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대형주 중심의 쏠림이 심화하면서 주씨처럼 “내 보유주만 소외되고 있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심화하는 주도주 쏠림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모두의 축제’는 아니다. 삼성전자 등 반도체 위주로만 달리고 있어서다. 이날도 유가증권시장에서 하락 종목은 730개에 달했다. 상승 종목(177개)을 압도했다.
전체 증시(유가증권·코스닥·코넥스시장)로 봐도 상승·하락 종목 간 차이가 컸다. 지난 5일부터 상승(1293개)과 하락(1352개)한 종목 수가 역전되더니 6~7일엔 하락 종목이 각각 1580개, 2010개로 급증했다. 이날 전체 하락 종목 수는 2075개였다. 올 들어 전체 상장사 중 주가가 하락한 종목 비중은 63%에 달했다. 강세장 속에서도 절반이 넘는 종목 주가가 되레 뒷걸음질 치고 있는 것이다.
주도주 쏠림은 심화하고 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종목별 상승·하락 비율을 보여주는 ‘ADR’ 지표는 71.7%로 집계됐다. 코스닥 내 ADR도 75.8%였다. 이 지표는 일정 기간 상승 종목을 하락 종목 수로 나눈 값이다. 100% 이하이면 하락 종목이 더 많다는 의미다. 이 수치는 지난해 12월 24일부터 지속적으로 100%를 밑돌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전형적인 대형주 쏠림 장세의 결과”라며 “고점을 경신하고 있는 코스피지수의 상승 온기가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뒤늦게 반도체 사들이는 개미
개인투자자는 올 들어 삼성전자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반도체 중심 랠리에서 혼자 소외될 수 있다는 ‘포모(FOMO)증후군’ 때문이다. 2020년의 팬데믹 상승장에서 주당 7만~8만원대에 물렸던 개인들이 지난해 일제히 차익 실현에 나선 것과 딴판이다. 개인들은 이달 2일부터 이날까지 총 2조3307억원어치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 기간 삼성전자 주가 상승률은 15.7%에 달한다.
삼성전자에 이어 많이 투자한 종목은 삼성에피스홀딩스(1478억원 순매수), HL만도(1319억원), 삼양식품(1271억원), 고려아연(1239억원), 카카오(1233억원), 에이피알(1045억원), 이수페타시스(937억원), LG에너지솔루션(873억원), 에스엠(726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다만 아직 투자 성과는 저조한 것으로 추정됐다. 삼성전자를 빼고는 투자 상위 종목 모두 약세를 보여서다. 에스엠은 올 들어 12.6% 하락했다. 이수페타시스와 고려아연도 각각 9.2%, 8.5% 내렸다. 올해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주가 상승률은 평균 -3.4%다.
‘지수 하락’에 베팅한 개인투자자들의 고민은 더욱 크다.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어서다.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개인은 최근 1주일간 코스피200선물지수를 역방향으로 두 배 추종하는 ‘KODEX 200선물 인버스 2X’를 1048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전체 ETF 중 순매수 11위다.
당분간 대형주 주도 오름세가 계속될 것이란 게 증권가 전망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등 대형주 장세가 적어도 1분기까지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분산투자, 장기투자 원칙을 지켜나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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