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페이스ID 센싱 부품 공급
AI 시장 커지자 광모듈 매출 급증
1분기 매출 58% 늘며 '분기 최고'
광회로스위치도 고성장 사업군
월가선 목표가 놓고 의견 분분
한물간 부품업체로 평가되던 미국 광학통신기업 루멘텀홀딩스가 부활했다. 핵심 매출처를 스마트폰 시장에서 인공지능(AI) 인프라로 전환하면서다. 최근 5년 동안 내리막길을 걸은 주가는 최근 6개월간 약 330% 급등하며 AI 수혜주로 거듭났다.
◇AI 성장에 광모듈 매출 64% 급증
루멘텀 주가는 2023년 7월 초 91.24달러에서 지난 7일 392.88달러로 뛰었다. 6개월간 상승률은 331.36%에 달한다. 이 회사는 2022년까지 애플 아이폰의 페이스ID용 센싱 부품 등을 공급하다가 스마트폰 수요가 둔화하자 주가가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작년 11월 초 깜짝 실적을 발표한 이후 주가가 반등했다. 2026회계연도 1분기(2025년 7~9월) 매출은 5억338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8.4%, 전 분기 대비 11.0% 증가했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비(非)일반회계원칙(GAAP) 기준 영업이익률은 18.7%로, 1년 전(3.0%)보다 크게 상승했다. 희석 주당순이익(EPS)은 1.10달러로 시장 예상치(1.05달러)를 소폭 웃돌았다. AI 시장 성장에 따라 네트워크 장비에 사용되는 광모듈 등 부품 매출이 전년 대비 63.9% 급증했다.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 간 대용량 데이터 전송 수요가 늘어난 덕분이다.
중국 통신장비업체 의존도도 낮아졌다. 중국 매출 비중은 과거 40% 이상이었는데 2026회계연도 1분기에는 15% 수준으로 하락했다. 대신 북미 매출 비중은 70%를 넘어섰다. 미·중 갈등에 따른 규제 리스크와 저가 경쟁 부담이 큰 중국 시장 대신 미국 정부의 지원 아래 성장세가 기대되는 북미 하이퍼스케일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포트폴리오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통신업계는 루멘텀의 광회로스위치(OCS)와 패키지통합광학(CPO) 기술이 상용화되면 폭발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클라우드 및 AI 서버 간 빠른 정보 송수신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로, 루멘텀은 관련 부품부터 완제품까지 자체 생산할 수 있어 엔비디아의 핵심 협력사로 부상했다.
◇월가에선 엇갈린 평가
루멘텀은 2026회계연도 기준 연매출 26억달러, 영업이익률 21%, 비GAAP 순이익 4억7000만달러를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EPS 기준 7.70달러로 전년도(2.58달러) 대비 세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2027회계연도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매출 34억달러, 영업이익률 24%, EPS 11.60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장밋빛 실적 전망에 월가에선 목표주가를 올려 잡고 있다. 마이크 제노베즈 로젠블랏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루멘텀의 목표주가를 기존 280달러에서 38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그는 “구조적 리레이팅이 이제 막 시작됐을 뿐”이라며 ‘강력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이어 “AI 데이터센터와 광통신 시장에서 루멘텀의 점유율과 기술력이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며 “OCS 등 고부가가치 부문 확장이 수익성을 질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현재 주가가 장기 기대치를 이미 선반영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모건스탠리, 바클레이스, B라일리 등은 ‘보류’ 의견을 내고 목표주가를 현 시세보다 낮게 제시했다. 바클레이스는 목표주가를 181달러로 유지하며 “2026·2027회계연도 실적에 대한 시장 기대가 이미 주가에 과도하게 반영됐다”고 지적했다. 루멘텀이 실제로 AI 인프라 수혜를 본격 실현하기까진 시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