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신탁재산을 운용하고 있거나 운용할 계획이라면 늦어도 올해 상반기까지 신고 요건과 작성 자료를 미리 점검해야 한다. 특히 2025년 이전에 설정된 해외신탁도 신고 대상이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8일 국세청과 로펌업계에 따르면 개인과 12월 결산 법인은 2025년 말 기준 해외신탁 귀속분에 대해 올해 6월 30일까지 첫 신고를 마쳐야 한다. 신고 기한은 신탁을 설정하거나 재산을 이전한 과세연도가 끝난 뒤 6개월 이내다. 3월 결산 법인이라면 9월 30일까지, 6월 결산 법인이라면 12월 31일까지 신고하면 된다. 신고 시 제출해야 하는 해외신탁명세에는 신탁의 소재 국가, 위탁자·수탁자·수익자 등 신탁 관련자 정보, 신탁재산의 종류 및 가액 등이 상세히 포함된다.
위탁자가 신탁재산을 실질적으로 ‘지배·통제’하면 2025년 1월 1일 이전에 설정된 해외신탁이라도 신고 대상이 된다. ‘지배·통제’란 위탁자가 ①신탁계약 해지권 ②수익자 지정·변경권 ③신탁 종료 후 잔여재산 귀속권 등을 보유하는 경우를 뜻한다. 세 가지 중 하나라도 해당하면 실질 지배권이 있는 것으로 본다.
특히 미국의 위탁자설정신탁(grantor trust) 대부분이 여기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 이 신탁은 소득과 세금 공제가 위탁자에게 귀속되는 구조로, 위탁자가 신탁 자산에 대해 여전히 통제권을 보유한다. 유정호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는 “grantor trust는 미국에 거주하는 한국인이나 이중 국적자가 많이 사용하는 구조”라며 “본인은 미국 거주자라고 생각해 신고 대상이 아니라고 여기지만 한국에서 사업 활동을 하면 한국 거주자로 판정돼 신고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취소불능신탁(irrevocable trust)을 신고할 때는 상속세와 ‘이중과세’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자녀 상속을 위해 위탁자가 사망한 뒤 수익을 분배받는 구조라면 국내 세법상 상속재산가액에 포함될 수 있다.
신고 시 가장 까다로운 부분은 신탁재산 가액 산정이다. 신탁재산 가액은 시가 기준이다. 시가 기준일은 신규 해외신탁은 설정일, 기존 해외신탁은 과세연도(또는 사업연도) 종료일이다. 현금은 시가 기준일 종료 시각 기준 잔액으로, 상장주식과 채권은 시가 기준일의 최종 가격으로 평가한다. 가상자산도 시가 기준일의 최종 가격을 적용한다.
이승준 가온 변호사는 “고액 자산가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절세를 위해 자산 평가액을 낮추는 것”이라며 “비상장주식, 부동산, 가상자산 등은 평가금액 산정 방식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