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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개월 만에 부동산 대책만 3번…옥수동 아파트는 8억 뛰었다 [돈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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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책 발표 후 서울 집값 3%대 오름세…전세도 상승 유지
    "규제로 시장 왜곡…10·15 대책 연말 지나면 힘 잃을 것"
    서울 아파트 전경. 사진=뉴스1
    서울 아파트 전경. 사진=뉴스1
    이재명 정부가 출범 4개월 만에 벌써 3번의 부동산 대책을 내놨지만 서울 집값과 전셋값은 여전히 고공행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 규제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불안정한 상태라고 진단한다. 마지막으로 나온 규제 역시 올해가 끝나면 힘을 잃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31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 6월 30일부터 이달 20일까지 서울 집값은 3.01%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수도권은 1.2% 뛰었다. 반면 지방은 0.23% 하락해 양극화 현상이 지속하고 있다.

    서울에서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자치구는 성동구다. 해당 기간 8.05% 뛰었다. 광진구도 6.47% 뛰어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고 송파구가 6.31%로 뒤를 이었다. 마포구 5.47%, 양천구 4.99%, 용산구 4.21% 등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이어졌다. 경기도에선 핵심지로 꼽히는 성남시 분당구가 8.49% 올랐고 강남과 가까운 과천이 6.56% 뛰었다. 지역번호 '02'를 쓰는 광명도 3.68% 상승했다.

    다만 이번주만 놓고 보면 서울 집값은 0.23% 올랐는데 역대 최고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던 전주(0.5%)보다는 오름세가 꺾였다. 주요 자치구 역시 상승 폭이 둔화했다.

    전셋값도 비슷한 흐름이다. 해당 기간 서울 전셋값은 1.21% 뛰었다. 송파구가 3.69% 치솟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송파구와 맞닿아 있는 강동구도 2.77% 상승했다. 광진구 1.82%, 강서구 1.48%, 양천구 1.42% 등 1%가 넘는 전셋값 상승률을 기록했다. 경기 과천도 4%의 전셋값 상승률을 기록했고, 안양 동안 2.62%, 수원 영통 2.2% 도 전셋값이 올랐다. 지방 전셋값은 0.19% 오르는 데 그쳤다.

    단지별로 보면 집값이 높은 수준이라는 점을 더 뚜렷하게 볼 수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성동구 옥수동에 있는 '래미안 옥수 리버젠' 전용면적 84㎡는 지난 14일 30억원에 손바뀜했다. 이 면적대 직전 거래는 8월에 거래된 25억3000만원이었는데 이보다 4억7000만원 올랐다. 처음 대책이 나왔던 6월 이후 첫 거래는 22억원(7월)이었는데 대책이 발표된 이후 무려 8억원이 오른 셈이다.

    광진구 광장동에 있는 '극동2' 전용 84㎡도 지난 15일 27억원에 새주인을 찾았다. 지난 6월 최고가 거래는 22억원이었다. 불과 4개월 만에 5억원이 뛰었다.

    전셋값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에 있는 '잠실엘스' 전용 84㎡는 지난 14일 12억8000만원에 신규 전세 계약을 맺었다. 지난 6월엔 12억원이 전세 최고가였는데 4개월 사이 8000만원이 더 올랐다. 강동구 둔촌동에 있는 '올림픽파크포레온' 전용 84㎡도 지난달 13억원에 세입자를 들였다. 4월 전세 최고가인 12억원보다 1억원 더 높아졌다.

    거래 건수도 비정상적으로 출렁이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6월 1만1130건까지 치솟았던 서울 아파트 거래는 7월 들어선 4085건으로 3분의 1 수준으로 낮아졌다. 8월에도 4234건으로 부진하다 9월 들어 8411건으로 급증하더니 10월 들어선 5494건으로 다시 줄어드는 등 등락 폭이 크다.
    서울에 있는 한 부동산 공인중개업소에 매물이 걸려 있다. 사진=뉴스1
    서울에 있는 한 부동산 공인중개업소에 매물이 걸려 있다. 사진=뉴스1
    전문가들은 3차례 대책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여전히 불안하다고 평가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대책으로 수요가 소멸된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것 뿐"이라면서 "일단 몸을 웅크리고 기다리고 있으니 보이지 않을 뿐인데 이를 시장이 안정됐다고 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공급 대책을 내놓긴 했지만 이들이 제시한 미래 공급으로 현재 눌려있는 수요를 해소시키진 못할 것"이라면서 "규제를 풀었을 때 시장 반발은 어마어마할 것이다"며 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이라고 했다.

    되려 짧은 시간에 쏟아진 대책으로 시장이 왜곡됐다는 의견도 있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은 "3번의 대책으로 이미 시장은 어느정도 왜곡됐다고 본다"며 "강남에서 시작한 상승세가 한강벨트, 서울 외곽, 수도권, 지방 등으로 퍼져나가야하는데 규제로 확산 경로를 중간에서 끊어 버린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책이 발표되면서 잠깐 시장이 잠잠해졌지만 이미 과거 사례를 통해 실수요자들은 학숩이 잘 돼 있는 상황"이라면서 "10·15 대책은 내년 초 은행에서 다시 대출을 가동하게 되면 힘을 잃을 것이다. 15억원 이하 단지들부터 서서히 다시 움직이기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규제로 왜곡된 시장은 오르는 곳만 가격이 오르는, 양극화 현상 심화로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일각에선 상황을 조금 더 지켜봐야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시장 전문가는 "아직 정부 출범 초기이고 정부가 밑그림을 그리는 단계라고 본다"며 "이들이 구상하고 있는 굵직한 대책들이 다 나온 뒤 종합적으로 시장을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편 새 정부가 출범한 이후 벌써 3번의 부동산 대책이 나왔다. 출범 4개월 만에 3번의 대책이 나온 것으로 약 1달에 한 번 꼴인 셈이다.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해 수요를 누른 6·27 대책, 집값 안정을 위한 공급 중심의 9·7 대책, 서울과 경기 주요 지역을 규제 지역으로 묶은 10·15 대책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이송렬 기자
    안녕하세요. 한경닷컴 이송렬입니다.

    증권, 금융 등 분야를 거쳐 지금은 부동산 관련 기사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우리 동네 집값은 왜 오르고 내려갔는지, 시장에서 나오는 뒷얘기 등 독자분들에게 유익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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