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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집 마련 유일한 희망이었는데"…40대 전문직 부부도 좌절 [돈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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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15 부동산 대책, 규제지역 지정에 청약 전반에 영향
    "청약 시장 문턱 높아져…강남 청약 '그들만의 리그"
    아파트 분양 상담 창구에 예비 청약자들이 줄을 서고 있다. 사진=한경DB
    아파트 분양 상담 창구에 예비 청약자들이 줄을 서고 있다. 사진=한경DB
    # 결혼 5년 차에 접어든 40대 직장인 한모씨는 아직 내 집을 마련하지 못했습니다. 서울에 꾸준히 거주했지만 집값이 너무 가파르게 올라 살 엄두를 못 내고 있었죠. 그나마 남편과 한씨는 전문직인 만큼 '청약'으로 중도금 대출을 받아 내 집 마련을 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정부가 내놓은 고강도 대책으로 '청약 사다리'가 끊어졌습니다. 한씨는 "그나마 유일한 희망이었던 청약도 하기 어려워졌다"고 푸념했습니다.

    정부가 10·15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면서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곳을 규제지역으로 묶었습니다. 이런 조치는 당연히 청약 시장에도 영향을 줍니다.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 등 규제지역이 되면 청약 1순위 자격 요건이 바뀝니다. 수도권 기준으로 보면 청약 통장 가입 후 1년에서 2년으로 확대됩니다. 원래라면 세대주가 아닌 세대원도 1순위를 넣을 수 있었지만, 규제지역이 되면 세대주만 1순위 청약할 수 있게 됩니다.

    규제지역에선 재당첨제한 기간도 생깁니다. 비규제지역은 재당첨제한 기간이 없지만 조정대상지역에서는 7년, 투기과열지구에서는 10년이라는 재당첨제한 기간이 생깁니다.

    추첨제 문턱도 높아집니다. 전용 85㎡ 이하 40% 가점, 85㎡ 초과는 100% 추첨이었지만 이제는 조정대상지역의 경우 전용 60㎡ 이하 추첨 60%, 전용 60㎡ 초과 85㎡ 이하 추첨 30%, 전용 85㎡ 초과 추첨 20%입니다. 투기과열지구에선 85㎡ 이하는 조정대상지역과 같고, 85㎡ 초과는 추첨 20%가 적용됩니다.

    규제지역으로 지정되면서 대출도 영향을 받게 됩니다. 규제지역에선 무주택자 기준으로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40%로 제한됩니다. 가격별로 주택담보대출 한도도 차등 적용됩니다. 분양가 15억원 이하 주택은 6억원까지, 15억원 초과 25억원 이하는 4억원까지, 분양가가 25억원을 넘어가는 단지는 대출이 2억원 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서울에서 분양한 한 아파트 모델하우스. 사진=한경DB
    서울에서 분양한 한 아파트 모델하우스. 사진=한경DB
    예컨대 반포1단지 3주구를 재건축한 '래미안 트리니원'의 3.3㎡당 분양가는 8484만원입니다. 전용 59㎡는 21억원대, 전용 84㎡는 28억원대에 각각 공급됩니다. 이 단지 전용 84㎡는 25억원이 넘어가기 때문에 사실상 '현금 부자'들만 청약을 넣을 수 있습니다.

    중도금 대출은 규제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했지만 사실상 중도금 대출도 타격을 받을 전망입니다. 중도금 대출에선 6억원 한도가 분양가별 차등 규제가 적용되지 않지만, LTV 40%는 적용됩니다. 투기과열지구에서 분양가가 10억원 아파트가 나왔다고 가정하면 중도금은 6억원이지만 LTV 40%가 적용돼 4억원까지만 대출이 나옵니다.

    분양가가 15억원이라면 중도금은 9억원인데, LTV 40%를 적용하면 6억원까지 대출이 나옵니다. 나머지 3억원은 현금이 있어야 한단 얘기입니다. 이는 앞서 문재인 정부 당시에도 시행했던 정책입니다. 당시 청약 당첨자들은 청약 통장을 날리는 것을 감수하고서 계약을 포기하거나 위약금을 내기도 했습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이번 규제로 청약 시장 문턱도 굉장히 높아졌다"며 "강남권 청약은 이제 '현금 부자'들만 청약이 가능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주택 청약 제도는 '주택을 분양받을 목적으로 분양 공모에 응모해서 분양 계약을 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신규 주택 분양 희망자가 일정액을 납부해 청약 상품에 가입하면 이 명단을 '대기자 명부'로 활용해 순차적으로 또는 추첨을 통해 주택 분양을 배정합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이송렬 기자
    안녕하세요. 한경닷컴 이송렬입니다.

    증권, 금융 등 분야를 거쳐 지금은 부동산 관련 기사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우리 동네 집값은 왜 오르고 내려갔는지, 시장에서 나오는 뒷얘기 등 독자분들에게 유익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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