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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 더 빌릴 곳도 없는데 어쩌란 거냐"…빌라 집주인 '패닉' [돈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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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대 보증기관 공시가 126%룰 일괄 적용
    "집주인 유동성 악화…결국 세입자 영향"
    서울 강서구 빌라 밀집 지역 전경.  사진=한경DB
    서울 강서구 빌라 밀집 지역 전경. 사진=한경DB
    한국주택금융공사(HF)가 3대 보증 기관 중 마지막으로 전세 자금 보증 문턱을 높이면서 빌라 집주인들이 한층 힘든 상황에 부닥치게 됐습니다.

    2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HF는 이날부터 전세 자금 보증을 내어주는 심사 기준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서울보증보험(SGI)도 최근 2년 새 비슷한 기준을 도입했는데, 3대 보증 기관이 보증 승인 요건을 강화한 셈입니다.

    HF는 은행 제원 일반 전세 자금 보증과 무주택 청년 특례 전세 자금 보증 신청자를 대상으로 보증금과 선순위 채권(기존 대출)을 합한 금액이 집값의 90%를 넘을 경우 앞으로 보증을 거절하겠다는 방침을 세웠습니다. 기존엔 선순위 채권만 심사하고 보증금은 심사하지 않았는데 앞으론 둘 다 고려하는 것으로 기준을 높였습니다. 법인 임대인의 경우 해당 비율을 80%로 더 까다롭게 볼 예정입니다.

    이는 2023년 5월 HUG가 강화한 기준과 같은 잣대입니다. 선순위 채권과 임차 보증금의 합계가 공시가격 126%(공시가격 140%×담보인정비율 90%)를 초과하면 보증이 거절된다는 내용입니다.

    이번 조치가 집주인들에게 문제가 되는 까닭은 앞서 HUG 보증이 막힌 집들이 HF 보증을 통해 대출을 이어왔기 때문입니다. 이제 HF 보증이 막히면 새로 들어오는 세입자들이 더 줄어들고 기존 세입자 보증금 반환이 어려워지는 상황이 계속될 수 있습니다. 집주인들 사이에선 "임대인들 다 죽이는 정책이다", "이제는 돈을 더 빌릴 곳도 없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돈 더 빌릴 곳도 없는데 어쩌란 거냐"…빌라 집주인 '패닉' [돈앤톡]
    문제는 또 있습니다. 보증보험 가입이 어려워질수록 전세 대신 월세를 선택하는 세입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전세 세입자를 찾기 어려워지면 기존 전세 세입자는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집주인이라면 상관없지만 문재인 전 정부부터 이어진 규제로 여력이 있는 집주인이 많지 않은 상황입니다.

    전문가는 비(非)아파트 시장이 흔들리면 집주인뿐만 아니라 세입자에게도 문제가 생긴다고 지적합니다.

    성창엽 대한주택임대인협회 회장은 "규제로 집주인의 자금 유동성을 압박해 보증금 반환을 어렵게 만들고 결국 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한 세입자들의 주거 안정을 위협하게 되는 상황이 반복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정치권에서도 보증 기준 강화에 따른 시장 충격에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책 취지는 긍정적이지만 시장의 급격한 변화는 오히려 세입자들의 주거 안정을 해칠 수 있다"며 "서민주거 특수성을 반영한 연착륙 방향과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HF 주택가격 산정방법과 실제 거래가격 간 격차를 줄여 시장충격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그래야 신규 세입자 보증금 설정과 기존 세입자 보증금 반환 문제가 완화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일각에선 이런 과정 자체가 시장 자정 작용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시장 전문가는 "보증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는 집주인, 신규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보증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기존 세입자들의 상황은 안타깝지만, 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위한 과정의 하나로 본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부동산 중개 플랫폼 집토스가 2020년부터 2025년 8월까지의 수도권 연립·다세대 전월세 실거래가와 공동주택가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23년 하반기에 체결된 수도권 연립·다세대 전세 계약 중 27.3%가 공시가격의 126%를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인천시가 45.9%로 가장 위험도가 높았으며, 경기도가 36.8%, 서울이 21% 순이었다. 인천과 경기 지역 빌라 10곳 중 4곳 가까이가 보증금 감액 없이는 동일 조건의 전세 계약에서 대출이 어려워, 역전세 및 보증금 반환 분쟁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이송렬 기자
    안녕하세요. 한경닷컴 이송렬입니다.

    증권, 금융 등 분야를 거쳐 지금은 부동산 관련 기사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우리 동네 집값은 왜 오르고 내려갔는지, 시장에서 나오는 뒷얘기 등 독자분들에게 유익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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