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 현장 붕괴 사고와 관련해 시공사인 현대엔지니어링 대표가 머리 숙여 사과했다. 국토교통부는 28일 ‘건설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본격적으로 원인 규명에 나섰다.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오른쪽)는 이날 서울 계동 현대엔지니어링 본사에서 “회사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피해자 지원과 사고 수습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주 대표는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한 뒤 “공사 현장에서 소중한 생명을 잃고 부상당한 결코 일어나선 안 될 사고가 발생했다”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께 머리 숙여 사죄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향후 이런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수립하고 철저히 이행하도록 하겠다”고 했다.현대엔지니어링은 이날 유가족에 대한 장례 절차와 정신적 충격 완화를 위한 심리 상담 지원, 부상자를 위한 부상 및 재활치료 지원 계획 등을 밝혔다. 인접 가옥의 피해를 조사해 불편 사항을 해소하는 등 주민 지원에도 나설 예정이다.앞서 지난 25일 서울세종고속도로 제2공구(안성~세종) 현장에서 교각에 설치 중이던 교량 상판 구조물이 무너져 내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작업 중이던 근로자 4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국토부는 사고 원인을 명확하게 규명하기 위한 사조위를 구성·운영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조위는 토목구조 전문가인 양은익 강릉원주대 교수를 위원장으로 12명의 산학연 중심 민간 전문가로 구성했다. 사조위는 경기남부경찰청 주관 관계기관 합동 현장 감식에 참여하는 등 약 2개월간 사고 조사를 할 계획이다.글=심은지/사진 =김범준 기자
아파트 분양시장이 침체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다. 지방에 이어 수도권에서도 미분양 주택이 급증하면서 건설사의 부실 규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악성 미분양’ 주택이 2만3000가구에 육박하는 등 11년3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인허가, 착공 등 주택 공급 선행지표도 빨간불이 켜졌다. 정부가 늘어나는 지방 미분양 주택 문제 해결을 위해 LH(한국토지주택공사) 직매입과 기업구조조정(CR) 리츠 도입을 서두르고 있지만 가계대출 규제 완화 등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수도권도 ‘미분양 리스크’28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1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 주택은 7만2624가구로 지난해 12월(7만173가구)보다 3.5%(2451가구) 늘었다. 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12월 1만6997가구에서 올 1월 1만9748가구로 16.2% 증가했다. 지방 미분양 물량은 전체의 72.8%인 5만2876가구에 달했다. 건설업계에선 수도권에서 미분양 주택이 많이 늘어난 데 대해 “대출 규제가 분양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반응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2%대로 낮추면서 금리 부담은 낮아졌는데, 전세대출에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적용되는 등 올해부터 대출 규제가 강화되며 주택 수요자의 구입이 더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한 중견 건설사 대표는 “가뜩이나 얼어붙은 시장에 대출 규제 강화로 미분양 적체가 심해지고 있다”며 “수도권까지 미분양이 확산해 건설경기 침체가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전국 2만2872가구로, 지난해 12월보다 6.5%(1392가구) 늘었다. 2013년 10월(2만3306가구) 이후 11년3개월 만
건설업계에서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 올해 들어 중견 건설사의 잇단 법정관리 신청으로 연쇄 부실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신동아건설과 대저건설에 이어 최근 삼부토건과 안강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대우조선해양건설도 2년 만에 다시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2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건설은 지난 27일 수원회생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2023년 2월 법원의 법정관리 개시 명령을 받았던 회사로, 2년도 채 안 돼 다시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이다.주택 브랜드 엘크루를 보유한 대우조선해양건설은 2022년 법정관리 신청 후 2023년 8월 부동산 디벨로퍼인 스카이아이앤디에 인수됐다. 경영 정상화 노력에도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사업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다시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의 시공능력평가순위는 2022년 기준 83위로, 2023년 말 부채비율은 838.8%에 달했다.건설업계에선 오는 4월 중견사를 중심으로 법정관리 신청이 급증할 것이란 ‘4월 위기설’이 대두됐다. 지난 1월 시공능력평가 58위인 신동아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경남 2위인 대저건설도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2월 들어서도 71위인 삼부토건과 138위인 안강건설이 연이어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등 중견사 다섯 곳이 부실을 이겨내지 못했다.건설업계에서는 자금 여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지방 중견사를 중심으로 법정관리 신청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경색이 계속되고 있어 사업자금 마련이 어려운 데다 지방 분양시장이 동반 침체하면서 미수금도 쌓이고 있어서다. 건설업계 관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