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 국가 명운 건 룩셈부르크…"로켓 다음 저궤도 정거장에 주목하라"
지난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 13만2370달러를 기록하며 이 분야 세계 1위를 수성한 룩셈부르크. 19세기 끼니를 걱정할 정도로 가난한 국가이던 룩셈부르크는 20세기 초 프랑스 국경을 따라 매장된 철을 발견한 뒤 이를 바탕으로 국부를 일궜다. 이 강소국은 21세기 이후 국가의 명운을 우주에 걸었다. 철강업으로 부를 축적한 경험을 발판 삼아 후대를 위해 우주 자원을 확보해야 한다는 국민적 합의가 자리 잡았다.

룩셈부르크는 2018년 경제부 산하에 룩셈부르크우주국(LSA)을 출범시켰다. LSA는 유럽연합(EU)의 우주 개발 거점을 자처하고 있다. 마르크 세레스 LSA 국장(사진)은 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기업 간 협력에 초점을 맞춰 우주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LSA가 주목하는 우주 연구는.

“위성 유지·보수, 우주 공간 급유, 우주정거장 수리 등 ‘궤도 내 서비스’에 주목하고 있다. 스페이스X가 재사용 로켓으로 우주산업 혁명을 일으켰기 때문에 궤도 내 서비스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한다. 미세 중력 공간을 이용한 우주 저궤도 제조산업은 상업용 민간 우주정거장 건설과 함께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국가적 아젠다인 ‘우주 자원 이니셔티브’는 무엇인가.

“LSA가 2016년 2월 시작한 프로젝트다. 우주 자원을 평화적으로, 국제법에 부합하게 개발해 전 인류가 이익을 누리도록 힘쓰자는 것이다. 룩셈부르크가 우주 자원 탐사의 선구자로 자리매김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룩셈부르크는 2017년 유럽 최초로 ‘우주 자원의 개발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는데.

“궤도 혼잡과 우주 쓰레기 방치를 막기 위한 법이 필요했다. 효율적이면서 지속 가능한 우주 공간을 조성하기 위해서다. 위치정보시스템(GPS) 등 우주 개발은 오랫동안 인류의 일상에 큰 영향을 끼쳤지만 무책임한 부분도 있었다. 규제와 경제적 가치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각국이 좀 더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LSA는 정부와 얼마나 자주 소통하는가.

“우주산업을 국가가 지속적으로 지원한다는 신호를 대외적으로 줘야 한다. 그래야 민간 참여가 활발해진다. LSA는 총리는 물론 부총리, 경제부 장관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한국 대기업들은 우주산업 투자에 소극적인데.

“우주산업은 장기적인 투자가 필수인 데다 많은 리스크를 수반한다. 정부가 우주 기업의 연구개발(R&D) 자금 지원을 꾸준히 확대해야 한다. 그래야 자본이 유입될 수 있다.”

▷인류가 우주로 가야만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개척지 조성 등과 같은 실용적인 이유 말고도 우주에서 인류의 위치가 어디인지 후대에 설명할 필요가 있다. 우주는 매혹적인 공간이다. 반드시 우주로 가야 한다.”

▷5월 27일 한국 우주항공청이 개청하는데 조언을 한다면.

“모든 우주 프로젝트의 핵심은 ‘국제 협력’이다. 다른 국가들과 함께 우주 탐사를 위한 공동 비전을 마련해야 한다.”

황동진/강경주 기자 rad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