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대총장 등 과거 용역결과 공개 조건에 전남도 난색
전남도 제안 5인 회동도 '순천' 불참 의사, 무산 가능성
전남도-순천지역, '국립 의대 공모' 입장 평행선(종합)
국립의과대학 신설 공모를 둘러싼 전남도와 순천지역 기관(장)들의 갈등이 의대 유치를 위한 과거 용역 결과 공개를 둘러싼 대립으로 번지고 있다.

순천대와 순천시 등은 전남도의 과거 의대 유치 용역 결과 공개 등 제시한 3가지 조건이 수용되면 공모 참여 여부 등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전남도는 용역 결과 공개에 난색을 보이면서 순천대에 공모 참여를 재차 호소했다.

이병운 순천대 총장, 노관규 순천시장, 정병희 순천시의회 의장, 민주당 순천을 권향엽 국회의원 당선인은 7일 순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0년 만에 힘겹게 얻어낸 의대 신설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다음과 같은 3가지 조건을 제시한다.

전남도가 이를 모두 이행한다면 공모 참여 여부 등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첫째 조건으로 "전남도의 의대 유치 추진에 대한 모든 행위는 신뢰성을 잃어 수긍할 수 없다"며 "지금까지의 모든 용역 결과를 우선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둘째로는 "구체적 공모 기준과 지표를 명시한 합당한 공모 방안 등 예상되는 모든 문제를 이해 당사자 기관과 협의·합의를 거친 후 투명하게 공개하고 도민 동의를 얻어 진행하라"고 제시했다.

세 번째로 "법적 권한 없는 전남도의 공모 결과로 탈락한 지역의 회복할 수 없는 건강권 침해에 대한 대책을 각 지역 정치권·지역민과 합의해 제시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전남도는 두차례에 걸쳐 전남 의대 설립에 대해 용역을 진행했음에도 결과조차 공개하지 못하고 있다"며 "용역 결과가 특정 지역에 유리한 내용을 담고 있다면 의대 설립 문제를 공모에 부치는 것 자체가 기울어진 운동장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전남도는 대변인 명의의 자료 등을 통해 "지난 두차례 시행한 의대 설립 용역은 의대 신설 당위성을 마련하고 정부 설득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며 "용역 세부 자료가 공개될 경우 지역 갈등이 증폭될 우려가 있다"며 용역 결과 공개에 난색을 보였다.

도는 이어 "순천대 등이 합당한 공모 방안 등을 제시하라고 하는데, 공모 용역은 객관적이고 공신력 있는 기관에 위탁할 것"이라며 "양 대학 및 도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합리적이며 공정한 기준을 마련해 투명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로펌 법률 자문 결과, 공모 방식은 정부 요청에 따라 전남도가 의견을 수렴해 정부에 대학을 추천하기 위한 적법한 업무 수행으로 확인했다"며 "공모 결과 탈락한 지역에 대해서는 지역 균형발전과 상생 차원에서 특단의 보완대책도 용역에 반영해 함께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전남도가 추진한 '5인 회동'도 이병운 순천대 총장과 노관규 순천시장이 불참 입장을 밝혀 무산 가능성이 커졌다.

순천대 관계자는 연합뉴스 통화에서 "총장은 12일 모임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말했고, 순천시장도 통화에서 "전남도의 태도와 입장에 강한 불신이 있다"며 "순천대 총장과 함께 12일 회동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도는 12일 오후 보성군청에서 김영록 전남지사, 박홍률 목포시장·송하철 목포대 총장, 노관규 순천시장, 이병운 순천대 총장이 만나는 5인 회동을 추진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