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5년 프랑스 정부는 발효와 효모에 관해 연구하던 과학자 루이 파스퇴르에게 누에 질병인 미립자병 연구를 의뢰했다. 누에는 실크 원료를 생산하기 때문에 중국 수입품을 대체하기 위해 유럽에서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었다.

파스퇴르는 누에 떼죽음을 막기 위해 미생물학부터 수의학과 의학 연구에까지 뛰어들었고, 탄저병과 광견병 백신을 발명하는 데 이르렀다. 공공보건의 승리를 이끌어 인간 수명을 극적으로 연장한 길은 실크로부터 시작됐다.

인간은 태어나서 담요에 싸이는 바로 그 순간부터 직물과 함께한다. 인류 역사는 직물과 함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 저널리스트인 버지니아 포스트렐은 <패브릭>을 통해 직물의 문명사를 조망한다. 네안데르탈인의 식물 섬유부터 실크로드, 리바이스 청바지, 섬유 배터리까지 직물로 세상을 바꾼 이야기들을 소개한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