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조선대병원, 휴진 없이 외래진료 정상 운영
"이번엔 진료받았지만"…환자들, 여전히 '조마조마'
"환자들은 서서히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심정이죠. 그나마 오늘은 휴진하지 않았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잖아요.

"
'매주 금요일 휴진 예고' 첫날인 3일 낮 광주 동구 전남대병원에는 환자들의 안도감과 불안감이 상존했다.

의정 갈등 장기화로 의사들의 피로가 누적되자 매주 금요일마다 외래 진료를 휴진한다고 이 병원 교수들이 예고했으나, 이날 휴진한 진료과는 없었다.

학회나 세미나 참석 때문에 일부 의사들이 자리를 비우긴 했어도 의정 갈등과는 연관이 없는 의례적인 일정이라 혼란으로 이어지지는 않은 모습이었다.

언론 보도 등으로 휴진 가능성이 미리 알려졌는데도 편치 않은 몸을 이끌고 온 환자 수백명으로 병원은 평소처럼 북적였다.

외래 진료 대기석은 대부분 환자로 가득 찼고, 수납 창구는 한때 기다란 대기 줄이 형성되기도 했다.

자신의 아픈 곳을 살펴 줄 의사를 여전히 만날 수 있는 환자들은 안도하면서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휴진하지 않아 진료받았다는 안심이자 다음 주 금요일에는 "휴진하면 어쩌나"하는 걱정이었다.

"이번엔 진료받았지만"…환자들, 여전히 '조마조마'
췌장에 혹이 발견돼 병원을 찾은 정모(84) 씨는 "진료 차질이 빚어지지 않게끔 병원이 노력한다고 하는데, 진료받지 못할 것이란 두려움이 계속 든다"고 토로했다.

이어 "하다못해 휴진하는 금요일에는 아프지 말고 차라리 다른 요일에 아팠으면 하는 생각까지 했다"며 "아슬아슬 벼랑 끝에 매달려 있는 것 같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전남대병원과 같이 지역 3차 병원인 조선대병원 교수들도 간담회를 열어 금요일 휴진 없이 외래 진료를 이어가기로 했다.

당분간은 두 병원 의사들 모두 휴진 없이 진료를 계속할 것으로 보이지만 언제든 진료가 중단될 수도 있는 상황이라 환자들의 불안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자녀 부축을 받으며 병원 밖으로 나오던 황모(64) 씨는 "5일 전 아들이 예약해 소화기내과 진료를 받았다"며 "갈등 상황이 몇 달째 이어지다 보니 언제든 진료가 중단될 수 있어 아프면 어쩌나 하는 걱정을 떨쳐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