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엔지니어링이 반도체와 태양광, 디스플레이 장비 사업을 분리하고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다.주성엔지니어링은 2일 사업부문별 독립책임 경영을 위한 인적 및 물적분할을 추진하겠다고 공시했다. 인적분할로 신설되는 주성엔지니어링(가칭)은 반도체 기술 개발 및 제조 사업을 전문으로 한다. 존속회사의 100% 자회사로 물적분할해 설립되는 비상장기업 주성에스디(가칭)는 태양광 및 디스플레이 기술 개발 및 제조 사업 전문 기업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현 주성엔지니어링은 투자, 부동산 관리 등의 기능만 맡는 주성홀딩스(가칭)가 된다. 이번 인적분할과 물적분할은 오는 10월께 임시주주총회에서 승인할 예정이다.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은 “이번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신설하는 기업들은 경영 효율성과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증대시키고 궁극적으로는 사업별 독립성과 책임 경영 강화를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이날 올 1분기 매출 565억원, 영업이익 70억원(연결 기준)을 기록했다고도 공시했다. 작년 동기보다 매출은 17.7%, 영업이익은 39.4% 감소했다.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정부가 2일 밸류업 공시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다. 기업에 가치 제고 방안을 마련한 뒤 주주에게 알리도록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이를 통해 고질적인 국내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세제 혜택 등 장려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자칫 기업들의 공시 부담만 키우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주관적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지배구조 문제를 놓고 개선 방안을 내놓으라고 한 점도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날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 등 유관기관은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2차 세미나’를 열고 밸류업 공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 가이드라인은 상장사에 연간 1회 등 주기적으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마련해 자율적으로 공시하도록 권고하는 내용이다. 상장사는 주가순자산비율(PBR), 배당수익률 등 각종 재무 관련 지표를 측정하고 개선 방안을 내놔야 한다. 또 지배구조와 관련해 이사회 책임성, 지배주주의 비상장 개인회사 보유 여부 등 여러 항목을 자체 평가한 뒤 이를 보완하고 개선할 수 있는 중장기 목표를 제시해야 한다.선한결/김익환/이시은 기자 always@hankyung.com
‘밸류업 공시’로도 불리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이 2일 발표되자 상장사 쪽에서는 공시가 늘어나는 게 부담스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공시 주기를 매년 한 번씩 공시하는 사업보고서 등과 가깝게 설정하면 비교·분석하기 좋을 것이라는 투자자 측 입장과는 상반된다.2일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가 개최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2차 세미나’에서 공개된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은 자율성을 강조하고 있다. 참여 여부부터 기업가치 제고 여부를 판단할 지표, 수행 계획까지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시장 압력(Market Pressure)”을 강조했다. 강제성이 없다는 지적에 대한 답이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지 않는 상장사는 공시하는 회사와 비교돼 주식시장에서 박한 평가를 받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부담이 상장사들의 참여를 유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이날 세미나의 패널토론에 참여한 천기성 CJ제일제당 재경실 부사장은 상장사가 지게 될 부담에 대해 토로했다. 당장 기업가체 제고 계획을 작성해 공시하는 것부터 부담이라고 한다. 천 부사장은 “실무적으로 사업보고서와 반기·분기보고서, 기업지배구조보고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보고서 등 부담이 크다”며 “공시해야 할 보고서들을 통합하는 노력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기업 규모가 작은 코스닥 상장사의 경우 IR 담당 인력을 확보한는 것도 쉽지 않다는 우려도 눈길을 끈다. 박현수 고영테크놀로지 경영기획실장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한 이후 투자자와 소통하려면 별도의 인력이 있어야 한다”면서 “코스닥시장 상장사들은 IR 전문 인력을 구하기 어렵다. 유관기관과 주식시장에서 IR 전문 인력을 육성할 교육 프로그램이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반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여러 보고서가 같은 시기에 나와줬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왕겸 미래에셋자산운용 책임투자운용본부장은 가이드라인에서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 주기를 연 1회로 권장한 걸 두고 “3월말에 연간 사업보고사가 나온다”며 비슷한 시기에 기업가치 제고 계획이 공시되면 함께 비교·분석하기 용이할 것이라고 제안했다.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