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5월 2일 오후 4시 3분

HD현대마린솔루션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의무보유확약을 맺지 않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전체 기관 배정 물량의 40%를 가져간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배정받은 195만7267주(1623억원어치)를 상장 첫날인 오는 8일 매도할 수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사실상 ‘단타’를 허용해준 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HD현대마린 상장 첫날 해외기관 물량 쏟아지나
2일 HD현대마린솔루션의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국내외 기관투자가가 받아 간 물량은 489만5052주로 집계됐다. 이 가운에 국내 기관은 291만337주(60%)를, 외국인 투자자들은 195만8067주(40%)를 배정받았다. 외국인 투자자가 배정받은 195만8067주 가운데 195만7267주(99.9%)가 미확약 물량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의 물량을 배정받은 국내 기관투자가 중 92%는 15일 이상 의무보유확약을 맺었다. 의무보유확약은 일정 기간 이상 주식을 팔지 않겠다는 것으로, 상장 이후 주가 급등락을 방지하고 장기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기관투자가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제도다. 반면 외국인 투자자는 0.1%(800주)에 그쳤다.

HD현대마린솔루션 2대주주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의 향후 ‘블록딜’(시간외 매매) 수요 등으로 해외 기관을 우대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지분 38%를 소유한 KKR은 기업공개 이후에 1057만 주를 처분해야 하는데, 이때 해외 ‘큰손’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해외 기관에 배정된 주식의 99%가 미확약 물량이어서 상장 첫날 외국인 투자자의 대량 매도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두산로보틱스의 상장 첫날 외국인은 165만8035주(431억원어치)의 공모주를 매도해 약 480억원의 매도 차익을 누렸다.

HD현대마린솔루션의 상장일 최종 유통 가능 주식 수는 441만7880주로 전체 상장 주식 수의 9.9%로 집계됐다. 공모가 기준 3685억원어치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