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잘 나가는 식음료株…여름철 성수기 앞두고 '들썩'
※한경 마켓PRO 텔레그램을 구독하시면 프리미엄 투자 콘텐츠를 보다 편리하게 볼 수 있습니다. 텔레그램에서 ‘마켓PRO’를 검색하면 가입할 수 있습니다.

KRX 300 필수소비재 지수 10% 급등
삼양식품 40%
·CJ제일제당 14% '껑충'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올 여름철 성수기를 앞두고 식음료 기업들의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불닭볶음면 시리즈가 해외 각국에서 인기를 끌고 실제로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실적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증시에서 KRX 300 필수소비재 지수는 10.03% 급등한 1186.12에 거래를 마쳤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주요 지수 가운데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KRX 필수소비재 지수도 9.47% 뛰어 수익률 2위에 올랐다. 해당 기간 코스피 지수가 2746.63에서 2692.06로 1.98%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세를 보인 셈이다.

이들 지수는 식음료와 화장품 등 종목 중심으로 이뤄져 있다. KRX 300 필수소비재 지수 포함된 종목 가운데 삼양식품이 한 달간 40.38% 급등해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대표 상품 '불닭볶음면'이 해외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영향이다. 최근 미국 유명 래퍼 카디비가 틱톡을 통해 '까르보불닭볶음면'을 먹는 장면을 공개하면서 크게 화제가 된 바 있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해외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8093억원을 돌파했다. 올해 1분기 역시 미국과 중국, 유럽·동남아 등 해외 각국에서 '불닭볶음면' 판매 호조가 예상되면서 주가가 크게 올랐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컨센서스(실적 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1분기 삼양식품의 영업이익과 매출액은 417억원, 3228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74.48%, 31.43% 늘어날 전망이다.

다음으로 빙그레가 30.77%로 두번째로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올 4월 이른 더위로 아이스크림 판매 기대감 등으로 최근 52주 신고가를 기록하며 급등세를 보였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여름철 날씨 변수는 있으나, 현재까지 우호적인 날씨 흐름이 이어지고 있어 성수기 빙과 판매 실적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유지한다"며 "지난달 주가가 선반영된 측면이 있으나, 현 주가는 올해 예상 PER 7.8배로 주가 부담이 높지 않아 추가 상승 여력이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이밖에 한 달간 동원F&B가 16.64%, CJ제일제당와 풀무원도 각각 14.63%, 14.46% 강세를 보였다. 동원F&B는 참치어가 등 원재료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동원참치·리챔 등 연초 명절 선물 세트 수요 등으로 판매가 늘면서 1분기 양호한 실적이 예상된다. CJ제일제당도 올해 원재료인 곡물 투입단가가 낮아지고 바이오 사업이 회복하면서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CJ제일제당의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3733억원, 매출액은 7조2600억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웃돌 것"이라며 "국내 식품은 온라인 유통 채널이 늘어나며 수익성이 회복되고 있고, 해외는 미국과 유럽·호주를 중심으로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풀무원은 지난해 말 미국 생면 공장을 증설하고 현지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데리야끼 볶음우동'과 '돈코츠 라멘' 등 주요 제품을 현지에서 생산해 수익성 개선에 나서고 있다. 에프앤가이드는 1분기 풀무원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4.15% 증가한 165억원으로 추정했다.

최근 외식 물가가 상승하고 있다는 점도 실적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통상 외식 물가가 상승하면 소비자들은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한 가공식품 소비를 늘리기 때문이다. 아울러 1분기 고환율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전년 대비 4.1% 증가한 1328원을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이 올라가면 북미 등 지역에 수출하는 기업들은 환차익을 볼 수 있다. 박상준 연구원은 "음식료 기업들의 수출 비중이 과거보다 높아지면서 환율이 실적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KT&G와 삼양식품의 경우 환율 상승으로 2분기 이후 실적 추정치가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최근 급등한 식음료주의 경우 이달 주가 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식음료 주가는 1분기 실적 기대와 수출주로 주목을 받았으나 5월 실적 발표 시즌 혼조세를 보이면서 일부 차익실현 물량이 나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